한국 태권도 경량급 간판 중 한 명인 박태준(19·경희대)이 생애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를 금메달로 장식했다.
박태준은 3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 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54㎏급 결승에서 아리요 바스케스(스페인)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건 남자 58㎏급 배준서(22·강화군청)와 남자 87㎏급 강상현(20·한국체대)에 이어 박태준이 세 번째다. 아울러 남자 68㎏급 진호준(21·수원시청)도 은메달을 추가했다.
특히나 경량급의 경우 배준서와 박태준 이외에 58㎏급 장준(23·한국체대)도 세계적인 기량을 갖추고 있어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올림픽의 경우 남자 54㎏급과 58㎏급을 묶어 58㎏ 한 체급만 운영된다.
박태준은 결승에서 경기 시작 41초 만에 몸통 공격으로 2점을 얻은 것을 시작으로 잇단 공격을 선보이며 1라운드를 8-0으로 마무리했다. 이어진 2라운드에서도 막판 바스케스의 반격을 적절히 막아내며 6-3으로 이겼다.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대회를 금메달로 장식한 박태준은 “국가대표가 된 이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서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믿어주신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태준은 한성고 재학 중이던 지난해 6월 세계태권도연맹(WT) 월드 그랑프리 챌린지 남자 58㎏급과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 54㎏급을 잇달아 제패하며 경량급 강자로 떠올랐다. 지난해 10월엔 월드그랑프리시리즈 남자 58㎏급도 제패했다.
월드그랑프리시리즈 당시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비토 델라킬라(이탈리아), 은메달리스트 모하메드 칼릴 젠두비(튀니지)를 연파해 ‘무서운 신예’로 이름을 떨쳤다.
세계선수권마저 석권하며 명실상부한 경량급 최강자로 우뚝 선 그는 “54㎏급 출전을 결정한 이후 체중 감량 과정이 힘들어 경기력이 잘 나올지 고민이 많았다”면서 “체력이 되는 데까지 공격적인 경기를 펼치며 즐기자는 생각으로 플레이했다”고 말했다.
올림픽 체급인 58㎏급에서 배준서, 장준 등에 밀려 WT 그랑프리 시리즈 출전권을 얻지 못한 그는 “(상대적으로 경쟁에서 열세지만) 아직 희망은 있다”면서 “일단 주어진 기회마다 최선을 다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