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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출신 요리사가 만든 평양냉면, 쫄깃한 메밀 100% 면발 일품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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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2호 24면

김석동의 ‘맛있는 노포’

평양냉면 맛집 '능라밥상'의 평양냉면. 사진 김석동

평양냉면 맛집 '능라밥상'의 평양냉면. 사진 김석동

여름철 음식으로 여겨져 왔던 냉면은 계절을 가리지 않는 마니아들이 늘어나면서 이제 사계절음식으로 자리 잡았고 국민음식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원산이 고향인 필자의 어머니는 부산에 피난 와서도 ‘원산면옥’을 자주 찾으셨고 어려서부터 어머니를 따라 나섰던 나에게 냉면은 소울푸드가 되었다.

평양냉면에 대해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두 가지다. 먼저 냉면을 먹는 계절이다. 냉면은 여름에 시원하게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으나 겨울냉면이 참 맛이라는 말도 있다. 늦가을에 추수한 햇메밀로 반죽한 면발이 더 맛있고, 동치미 국물도 겨울에 제 맛을 내기 때문이다. 다음은 냉면 가격이다. 면 사리의 70~80%를 차지하는 메밀 가격이 만만치 않아 밀가루 가격에 비해 중국산은 10배 이상, 국산은 20배가 비싸다. 육수 또한 쇠고기·사골 등을 쓰게 되니 냉면 가격은 계속 높아질 수밖에 없다.

평양냉면은 육수와 면발에 손이 많이 가는 까다로운 음식이지만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냉면 맛을 지켜온 노포들이 전국에 산재해 있고 냉면 인구가 늘면서 신흥 맛집도 곳곳에 등장하고 있다.

평양냉면 맛집 '능라밥상'의 순대. 사진 김석동

평양냉면 맛집 '능라밥상'의 순대. 사진 김석동

‘능라밥상’은 종로구 행촌동 사직터널 위에 자리 잡은 평양식 음식점이다. 모친도 요리사였던 이애란 사장은 평양출신으로 북한에서 식품영양학을 전공했고 고생 끝에 탈북하여 이화여대에서 식품공학으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요리전문가다. 2012년 종로3가 송해길에서 개업해 2021년 권율장군의 집터였던 지금 자리로 이사했다.

간판메뉴인 평양냉면(사진1)의 면발은 100% 메밀로 뽑는 순면이다. 식품공학도의 실력을 발휘해 기술을 개발했다 한다. 순면임에도 면발이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육수는 소고기 육수(70%)에 동치미 국물(30%)을 섞어 만드는데 김치냄새가 나지 않는 것은 비타민 C를 가미하기 때문. 면발과 육수가 잘 어우러지는데 북한냉면과 달리 순면을 쓰며 육수에 간장을 넣지 않는다.

유명인들과 외국대사들도 찾는 집으로 평양냉면 외에도 다양한 평양요리를 선보인다. ‘평양비빔밥’은 다진 쇠고기와 나물이 얹어져 나오며, 평안도 지방 잔치음식인 ‘평양온반’은 닭고기국물에 고명을 얹어 낸다. ‘감자만두’는 감자를 강판에 갈아 만두피를 만들어 독특한 맛을 선사한다. 고기·찹쌀·맵쌀·좁쌀 등으로 직접 만든 ‘순대(사진2)’, 북한의 돼지앞다리 찜에 독일요리 방식을 가미해 개발한 ‘학센’도 나름의 풍미를 자랑한다.

이웃에 3.1독립선언을 세계에 알렸던 기업인이자 AP통신원 앨버트 테일러가 살던 집 ‘딜쿠샤’(국가등록문화재)가 있다.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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