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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부채한도 합의안 통과…디폴트 위기 해소에 “큰 승리”

중앙일보

입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의 불안 요인이었던 미 연방정부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해소됐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한도 합의안이 하원에 이어 1일(현지시간) 상원을 통과하면서다.

미 상원은 이날 밤 표결에서 찬성 63표 대 반대 36표로 ‘재무책임법(Fiscal Responsibility Act)’을 가결했다. 연방정부 부채한도(31조4000억달러)를 미 대선 이후인 2025년 1월까지 유예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임기가 끝날 때까지 부채한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다.

대신 올해 10월부터 시작되는 2024 회계연도에서 비(非)국방 분야 지출 수준을 동결하고, 2025년 증액은 최대 1%로 제한하는 내용이 합의안에 담겼다. 군사 분야 지출은 3%가량 늘리고, 복지 프로그램 수급 요건을 강화한다는 내용도 있다.

논의 과정에서 상원 공화당 강경파들이 국방비 지출 증액을 요구해 만장일치 동의가 필요한 ‘패스트트랙’(법안 신속 처리) 절차에 난관이 예상되기도 했다. 양당 원내대표가 이들의 요구를 반영한 긴급 국방지출 법안을 약속하면서 접점을 찾았다.

민주당에선 48명 중 44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선 반대표(31표)가 더 많았지만 17명이 합의안을 지지했다. 무소속 의원 2명도 부채한도 합의안 통과에 힘을 보탰다. 블룸버그는 “어렵게 합의된 이 법안은 정치적 양극화로 협상이 ‘구시대 유물’ 취급받는 워싱턴에서 보기 드문 일”이라고 했다. 디폴트라는 초유의 국면만큼은 막기 위해 국익을 우선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연방정부 부채한도 합의안이 통과됐다. A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미 상원에서 연방정부 부채한도 합의안이 통과됐다. AP=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상원에서 합의안이 통과된 직후 백악관 홈페이지에 성명을 내고 “이 초당적 합의는 우리 경제와 미국민에 큰 승리”라고 환영했다. 이어 “가능한 한 빨리 서명해 내일 국민에게 직접 발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 절차를 마치면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었던 ‘디폴트 정국’은 끝나게 된다. 미 재무부가 X-데이트(디폴트 예상일)로 지정한 오는 5일을 코앞에 두고서다. 올 1월 미 정부 부채가 법정한도에 도달하면서, 미국이 디폴트를 맞으면 경기침체와 환율 등 충격파가 세계 시장에 번질 수 있다는 불안이 이어졌다.

시장은 디폴트 정국 해소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2일 도쿄 주식시장에서 닛케이225지수는 전날보다 1.21% 상승 마감해 33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미 연방정부 부채한도 합의안이 상원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오후 들어 상승 폭이 확대했다. 앞서 1일 뉴욕증시는 하원에서 부채한도 합의안이 통과된 영향으로 다우존스30(0.47%)과 S&P500(0.99%), 나스닥지수(1.28%)가 전장보다 상승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은 대체로 미국의 디폴트 위험이 해결된 것으로 판단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 정책 등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짚었다. 최근 필립 제퍼슨 이사를 비롯한 Fed 인사들은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을 하면서 오는 13~14일 기준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다만 Fed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활황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경제 지표를 주시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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