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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출산율 1.26명으로 역대 최저…신생아 80만명선도 첫 붕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심각한 저출생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에서 지난해 합계출산율과 출생아 수가 나란히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2일 일본 후생노동성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의 합계특수출생율(합계출산율ㆍ15~49세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26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1.30명보다 더 떨어져, 2005년(1.26명)과 함께 역대 최저치다.

일본에서도 저출생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2일 일본 도쿄 센소지에서 열린'아기 울음 스모' 경기를 앞두고 부모에게 안긴 어린이들이 경기장에 서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일본에서도 저출생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22일 일본 도쿄 센소지에서 열린'아기 울음 스모' 경기를 앞두고 부모에게 안긴 어린이들이 경기장에 서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지난해 신생아 수도 전년보다 4만875명 줄어든 77만747명으로 역대 최저로 나타났다. 1899년 통계 작성 이래 신생아 80만 명 선이 붕괴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출산율은 2.07명, 일본 정부의 ‘희망출산율’은 1.8명이지만, 당초 추산보다 저출생이 더 가속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년 연속 감소세로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결혼이 현저히 줄어드는 등의 영향까지 겹쳤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은 전했다. 다만 일본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78명을 기록한 한국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일본에선 합계출산율이 2005년 바닥을 찍은 이후 2015년(1.45명)까지 소폭 상승했다. 2차 베이비부머인 '단카이(団塊) 주니어 세대'(1971~74년생)의 출산이 늘어난 결과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미혼ㆍ만혼이 급증하면서 합계출산율이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실제로 연령대로 나눠 살펴보면, 지난해 45~49세 산모가 급증한 반면 44세 이하 산모는 줄었다. 가장 감소 폭이 큰 연령대는 25~29세였다.

일본에서 미혼과 만혼이 늘면서 애완로봇 시장도 확대 추세다. 지난 3월 30일 일본 도쿄 다카시마야 신주쿠 백화점의 로봇 매장에서 직원이 애완로봇 '라봇토(LOVOT)'를 아기띠로 안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일본에서 미혼과 만혼이 늘면서 애완로봇 시장도 확대 추세다. 지난 3월 30일 일본 도쿄 다카시마야 신주쿠 백화점의 로봇 매장에서 직원이 애완로봇 '라봇토(LOVOT)'를 아기띠로 안는 시범을 보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해 혼인 건수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였던 2021년보다 3740쌍 늘어난 50만4878쌍으로 집계됐다. 혼인이 늘어나긴 3년 만이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약 60만쌍)과 비교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

일본 인구는 16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게다가 폭까지 늘었다. 지난해 사망자 수는 156만8961명으로 사망자 수에서 신생아 수를 뺀 자연 감소는 79만8214명으로 역대 최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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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이런 저출산 경향을 반전시키기 위해 전날 아동수당의 소득제한을 철폐하고 대상을 고등학생까지 확대하는 내용 등을 담은 저출산 대책인 '아동미래전략방침' 초안을 공개했다. 앞으로 3년 동안 연간 3조5000억 엔(약 32조900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젊은 인구가 급격히 감소하는 2030년대에 들어갈 때까지가 저출산 트렌드를 반전시킬 수 있는 '라스트 찬스'(마지막 기회)"라며 "가진 힘을 총동원해 속도감 있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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