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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34주년 앞둔 中…'현수막 시위' 이곳 지도서 지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에서 6·4 톈안먼(天安門) 사태 34주년을 앞두고 지난해 10월 시진핑 국가 주석을 비판하는 시위가 발생했던 장소의 도로 표지판이 철거됐다고 대만 중앙통신사가 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 도심의 고가도로인 ‘쓰퉁차오(四通橋)’ 입구와 난간에 설치됐던 도로 표지판이 최근 사라졌다. 이곳에는 푸른색 바탕에 중국어와 병음(拼音·알파벳을 이용한 중국어 발음표기)으로 쓰퉁차오를 알리는 표지판이 설치돼 있었다.

중국 한 누리꾼이 '길을 지나다 쓰퉁차오 표지판이 제거된 것 같다'며 SNS상에 올린 다리의 모습. 사진 트위터 캡처

중국 한 누리꾼이 '길을 지나다 쓰퉁차오 표지판이 제거된 것 같다'며 SNS상에 올린 다리의 모습. 사진 트위터 캡처

중국의 양대 위치 안내 애플리케이션(앱)인 바이두 지도와 가오더에서도 쓰퉁차오 위치를 표시하지 않고 있으며, 쓰퉁차오를 검색하면 ‘결과를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쓰퉁차오 표지판 철거와 검색 차단은 톈안먼 사태 34주년을 앞두고 시위 재발 방지를 위한 당국의 조처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10월 쓰퉁차오에서는 코로나19 방역 통제와 시 주석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현수막 시위가 전개됐다.

시위자는 쓰퉁차오 난간에 흰색 바탕의 긴 천에 붉은색 글씨로 ‘핵산(PCR) 말고 밥이 필요하다’, ‘문화혁명 말고 개혁이 필요하다’, ‘노비 말고 공민이 돼야 한다’, ‘나라의 도적인 시진핑을 파면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지난해 10월 쓰퉁차오에 걸렸던 시진핑 비판 현수막. 사진 자유아시아방송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쓰퉁차오에 걸렸던 시진핑 비판 현수막. 사진 자유아시아방송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시위자는 주위의 관심을 끌기 위해 현수막을 건 뒤 불을 피우기도 했으나 곧 현지 공안에 의해 제지당했다. 시 주석의 3연임을 결정지은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사흘 앞두고 벌어진 초유의 사태에 당국은 검색 포털과 소셜미디어(SNS)에서 관련 사진, 중국어·영어 단의 검색을 모두 차단했다.

톈안먼 사태는 1989년 6월 4일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민주화를 요구하던 시민과 학생 100만 명을 무력으로 진압한 일을 말한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일 학살 책임을 인정하고 유족에 사과하라는 국제인권단체에 대한 질문에 “일찌감치 결론 난 일”이라며 “인권 문제를 빌미로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것에 일관 되게 반대해왔다”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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