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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용산 뜻, 그를 통한다"…없던 사무실까지 만든 與 '찐 실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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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당시 동행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사진 박성민 의원 블로그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 당시 동행한 박성민 국민의힘 의원. 사진 박성민 의원 블로그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략기획부총장을 맡고 있는 박성민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후보도 아닌 부총장에게 시선이 쏠리는 건 박 의원의 신임을 받고 있다고 알려진 김가람 청년대변인이 유력한 최고위원 후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박 의원과 김 대변인은 각각 한국청년회의소(JC) 울산 지역 회장과 중앙회장 출신이란 공통점이 있다. 회원 1만2000여명이 활동하는 JC는 여권에서 조직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전국 단위 조직이다. 3·8 전당대회 청년 최고위원 경선 때는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에 밀려 낙선했던 김 대변인이 이번에 오히려 체급이 높은 최고위원에 당선될 경우 당내에선 “박성민의 영향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울산 중구청장 출신의 초선 의원인 박 의원은 최근 여권의 핵심 실세로 꼽힌다. 당정의 최고 수뇌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 두 사람 모두에게 깊은 신뢰를 받고 있어서다.

구청장이던 박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윤 대통령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로 대구고검에 좌천됐을 때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대선 승리 뒤 이준석 당시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박 의원을 콕 집어 추천하며 두터운 신임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박 의원은 거절 의사를 밝혔음에도 윤 대통령은 당정 간 가교 역할을 할 적임자라며 박 의원을 직접 설득했다고 한다. 이후 윤 대통령과 이준석 전 대표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하자 박 의원은 이 전 대표의 비서실장으로서 인간적 고뇌에 휩싸이기도 했다.

지난 달 2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달 2일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박성민 전략기획부총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원자력안전교부세 신설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박 의원은 지난 4월 24~29일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도 함께했다. 당시 국회에서 동행한 주호영 의원과 김태호 의원은 각각 한·미외교포럼 회장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자격이었지만 박 의원은 대통령실의 요청에 따라 수행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최근까지도 대통령과 직접 소통이 가장 원활한 사람”이라며 “박 의원처럼 윤 대통령과 허심탄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울산에서 구청장을 한 만큼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 대표와도 인연이 깊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김 대표가 매일 오전 8시 주재하는 8인 비공개 전략회의에서도 박 의원은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며 김 대표를 돕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평소 김 대표가 호남 민심에 대한 고민이 많은 걸 박 의원이 미리 알고 5·18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 일정에 맞춰 광주 청년들을 모아 간담회를 성사시켰다”며 “업무 추진력이 당내 최고”라고 귀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5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구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박성민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8월 25일 충남 천안 재능교육연구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박성민 의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여권에선 지난 4월 7일 원내대표 경선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윤재옥 원내대표가 김학용 의원을 따돌린 배경에도 박 의원이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 원내대표와 박 의원은 지난 대선 캠프에서 각각 상황실장과 조직본부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한 초선 의원은 “선거 초기만 해도 김학용 의원이 우세를 보였는데, 윤 원내대표가 막판 역전을 할 수 있었던 건 박 의원 등 친윤계 일부가 윤 원내대표를 밀었기 때문 아니냐”고 말했다. 여권 관계자는 “지금 여당 의원 중에서도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대표, 윤재옥 원내대표 모두와 관계가 불편하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느냐”며 “이 세 사람과 관계가 좋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최근 박 의원의 당내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바로 국회 본청 건물에 마련된 부총장 사무실이다. 지금껏 사무실 입구에 팻말이 달린 부총장 사무실은 보통 당사에만 있었지만 박 의원이 부총장이 되면서 이례적으로 전용 공간이 마련된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공간이야말로 그 사람의 위치를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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