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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전문가 페라리 최고경영자…“삼성전자 등 한국과의 협력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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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넥텔 페라리 극동·중동지역 총괄 지사장, 비냐 CEO, 갈리에라 CMO(왼쪽부터)가 1일 ‘우니베르소 페라리’ 행사에서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페라리]

넥텔 페라리 극동·중동지역 총괄 지사장, 비냐 CEO, 갈리에라 CMO(왼쪽부터)가 1일 ‘우니베르소 페라리’ 행사에서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 앞에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 페라리]

수퍼카의 대명사, 페라리의 베네데토 비냐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을 찾았다. 반도체 전문가인 비냐 CEO는 부임 뒤 삼성과 같은 한국 IT 기업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1일 비냐 CEO는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주행 성능을 발전시키고 운전자와 교감 능력을 키우는 소프트웨어가 점차 늘어남에 따라 차량에도 반도체 수요가 부쩍 늘었다”며 “사물인터넷(IoT)이 아닌 차량인터넷(IoC·Internet of Car) 시대가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1969년 이탈리아 남부 도시 포텐자에서 태어난 비냐 CEO는 대학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뒤 스위스 반도체 회사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에서 1995년부터 2021년까지 27년간 일했다.

그는 “전 직장에서 근무하면서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과 교류를 위해 1999년부터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다”며 “한국은 독창적인 신기술을 개발하고 시장을 이끌어가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엔리코 갈리에라 최고마케팅책임자(CMO)와 디터 넥텔 극동·중동지역 총괄 지사장 등 페라리 경영진과 함께 방한했다. 지난 4월 삼성디스플레이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공급 계약을 체결한 페라리 경영진은 이번 방한 기간 삼성 고위 임원진과도 회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냐 CEO는 “페라리는 자율주행이나 인포테인먼트가 아닌 주행 성능 향상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같은 완성차 업체들이 자율주행기술 개발에 힘쓰는 전략과는 달리 고소득층 고객을 위해 운전의 즐거움을 제공하는 수퍼카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셈이다. 1929년 창립된 페라리는 1949년 일반 승용차를 판매하기 전까지 주로 경주용 차량을 제조하면서 자동차 성능 향상에 앞장서 왔다.

페라리는 이날부터 나흘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우니베르소 페라리(페라리의 세계)’ 전시 행사도 연다. 이탈리아·호주에 이어 세 번째로,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열린 이번 전시에는 페라리의 스포츠카와 F1 레이스카, 프로토타입 등 총 22대가 전시된다. 지난 3월 출시된 컨버터블 스포츠카 ‘페라리 로마 스파이더’도 포함됐다.

페라리는 2025년부터 전동화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비냐 CEO는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전기차용 엔진을 모두 개발할 것”이라며 “변화하는 미래에서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기민하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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