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선 8강전〉 ○ 신진서 9단 ● 박정환 9단

장면 9
장면⑨=어린 시절부터 박정환을 지켜본 권갑용 9단은 “한마디로 독하다”고 말했다. 그런 박정환이 최근 ‘인생’에 대해 말하는 게 눈에 띈다. 바둑 하나만을 추구하며 냉정한 승부사로 성장해 바둑을 제패한 박정환이 다른 곳을 돌아보기 시작한 것이다.
흑1 몰고 3으로 막자 수상전은 흑이 이겼다. 그러나 그 틈에 백4, 6이 선수가 됐고 8로 넘어 하변이 다 살아갔다. 긴 수순이지만 멋지게 통했다. 백의 승률 78%, 3집 우세.

실전진행1
◆실전진행1=하변 접전은 백의 성공이라고 했지만 AI의 평가를 보면 백의 우세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인간 고수들은 모든 변화가 사라져 더 이상 흑이 해볼 데가 없어졌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정환은 흑1로 중앙을 막아 추격을 시도한다. 6으로 밀었을 때 7, 9는 최강의 버팀. AI는 7에 비판적이지만 흑은 이렇게라도 버티지 않으면 앉아서 지게 된다.

실전진행
◆실전진행=백1 젖히고 흑2 끊는다. 끊지 않으면 계가가 안 된다. 맛은 나쁘지만 이를 악물고 버틴다. 신진서는 백3을 선수하더니 즉각 5로 움직인다. 흑의 저항과 백의 응징, 마지막 싸움이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