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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北도발' 지켜본 美군축차관 "명백한 유엔 결의 위반"

중앙일보

입력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ㆍ국제안보 차관은 지난달 31일 북한이 자칭 우주발사체 ‘천리마-1호’를 발사한 데 대해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위원회 결의안 위반”이라며 “한ㆍ미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도발 행위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ㆍ국제안보 차관이 1일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 서울’에서 중앙일보 등 국내 일부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ㆍ국제안보 차관이 1일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 서울’에서 중앙일보 등 국내 일부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주한 미국 대사관

젠킨스 차관은 1일 서울 용산구 ‘아메리칸 디플로머시 하우스 서울’에서 연 국내 언론과의 간담회에서 “가상화폐를 포함해 북한이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한 불법적 방식으로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북 제재에도 북한의 로켓 엔진·정찰위성 기술이 급속히 고도화했기 때문에 대북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갖는 시각이 많다.
“제재가 완벽할 수 없고 모든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다고 제재가 중요하지 않다고 해석해선 안 된다. 제재는 (북한의)행위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리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국제사회가 잘못된 행동을 규탄하는 데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배치하는 논의가 이뤄졌다. 북한이 도발한 현시점에 맞춰질 가능성도 있나.
“구체적 스케줄에 대해 밝히긴 어렵다. 그러나 양국 정상의 합의는 한ㆍ미가 얼마나 양국 관계를 중요한지와, 특히 미국이 한ㆍ미 파트너십을 중요하게 여기는 시그널이라고 생각한다. 정상간 합의는 양국이 해나가고 있는 장기적이고 다양한 활동의 일부로 보면 될 것이다.”

젠킨스 차관은 지난달 30일부터 제주에서 열리고 있는 확산방지구상(PSI) 20주년 고위급 회의에 미국 대표단을 이끌고 방한했다. 공교롭게 방한 기간 중인 지난달 31일 북한은 우주발사체를 발사했다. 젠킨스 차관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여러 차례에 걸쳐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유엔 차원의 추가 제재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30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력체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 회의를 마친 뒤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제주 서귀포시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협력체 확산방지구상(PSI) 고위급 회의를 마친 뒤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보니 젠킨스 미국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 차관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엔 안보리의 추가 제재 등이 나올 가능성이 있나.
“이번 발사 때문에 추가 대북제재가 나올지에 대해선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이번 행위는 확실한 결의안 위반이고, 국제사회도 이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해야 한다는 점이다.”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 등에 대해 반대 입장을 펴는 상황과 관련이 있나.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제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 현실적인 어려움이라는 것은 맞다. 우리가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그에 대해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추가 제재가 현시점에서 가능한지에 대해선 지켜볼 수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북한이 조만간 2차 발사를 예고했다.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있나.
“안보리에도 여러 장애물이 있지만, 그럼에도 국제사회가 계속 이를 규탄하고 협력해 나가야 한다. 이와 관련한 형태가 제재될 수도 있고, 다양한 방식의 훈련이 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력이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달 31일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새발사장에서 쏜 첫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실은 위성운반로켓 '천리마 1형'의 발사 장면을 1일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했다. 이 로켓은 엔진 고장으로 서해에 추락했다.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발사 후 2시간 30여분 만에 실패를 공식 인정했다. 연합뉴스

한ㆍ미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이 참여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어떤 입장을 갖고 있나.
“현재의 첫 번째 목표는 NCG 자체를 빨리, 제대로 가동하도록 한다는 데 있다. 이것이 현재 한ㆍ미가 노력하고 있는 포커스다. 일본이 참여할지에 대해선 좀 더 시간을 가지고 논의해봐야 한다. 다만 같은 생각을 가진 여러 국가가 협력하는 것은 장려할 일이고, 한ㆍ일의 여러 면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을 지지한다.”

젠킨스 차관은 한국이 국제 무대에서 보다 큰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PSI 회의가 최초로 아시아 국가에서 열린 점에 대해서도 “한국이 핵심적이고 믿을 수 있으며 유능한 동맹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동맹과의 관여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한 입장은 뭔가.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를 지원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미국)는 러시아의 불법적 침략으로 고통을 겪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있다. 그들의 주권을 반드시 유지돼야 하고 보호돼야 한다. 그래서 북한이 됐든 다른 국가가 됐든 러시아를 돕는 국가에 대해선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반대로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등을 지원할 가능성에 대한 입장은 뭔가. 
“온전히 한국 정부와 한국 국내적으로 해야 할 결정이다. 내가 여기서 예스(Yes)나 노(No)를 말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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