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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체제 인사송환 '여우사냥' 가담혐의로 美전직 경찰, 첫 재판 받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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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중국의 반체제 인사 등을 본국에 강제 송환하는 작전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뉴욕 경찰과 중국인 2명이 브루클린 연방 법원에서 열린 재판에 출석했다. 미국에서 중국의 이른바 '여우 사냥' 작전과 관련한 재판이 열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진핑 정부는 2014년부터 '여우 사냥'이란 작전명 아래 반체제 인사를 중국으로 강제 송환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마이클 맥마혼은 2020년 사설 수사관으로 일하면서 중국 정부가 타깃으로 삼은 중국인 쉬진을 조사·추적하는 등의 불법 행위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맥마흔은 전직 경찰관이었다.

뉴욕에 거주 중인 중국인 주융과 정충잉도 이날 함께 출석했다. 주 씨는 중국 정부를 대신해 맥마혼을 고용한 혐의, 정 씨는 쉬 씨 부부의 집에 협박성 편지를 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사설 수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전직 뉴욕 경찰 마이클 맥마혼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중국 '여우사냥 작전' 관련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사설 수사관으로 일하고 있는 전직 뉴욕 경찰 마이클 맥마혼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중국 '여우사냥 작전' 관련 재판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이리사 천 뉴욕동부지방법원 검사는 이날 WP에 "맥마혼은 중국 정부의 지시로 쉬 씨 부부를 감시하고 신원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고용됐다"고 전했다. 천 검사는 쉬 씨에 대해선 "중국 공산당의 총애를 잃고 2010년 미국에 온 전직 중국 정부 관료"라고 설명했다.

외신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쉬 씨를 중국에 강제 송환하기 위해 쉬 씨의 83세 아버지까지 동원했다. 쉬 씨의 친척은 재팬타임스에 "그들은 중국 우한에 사는 쉬 씨의 아버지가 미국에 있는 아들을 찾아가 중국으로 돌아오라고 설득하게 만들었다"며 "중국 정부가 쉬 씨를 강제 송환하려고 어르신까지 이용했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그러나 맥마흔 등 피고인 3명은 중국 정부를 위해 일하거나 쉬 씨를 스토킹한 적도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맥마혼 측 변호인은 "맥마혼은 단지 민간 건설 회사의 조사를 돕는다고 여겼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천 검사는 "맥마혼은 조사 업무 과정에서 중국 정부 관료를 만났으며 조사가 '진짜 이유'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주융(가운데)은 지난달 31일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FT에 "중국은 다른 나라로 피신한 반체제 인사, 정부 비판자들을 표적으로 삼아온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주융(가운데)은 지난달 31일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았다. 메릭 갈런드 미 법무장관은 FT에 "중국은 다른 나라로 피신한 반체제 인사, 정부 비판자들을 표적으로 삼아온 역사가 있다"고 말했다. AFP=연합뉴스

반면 중국 정부는 쉬 씨가 본국에서 부정부패를 저질렀기 때문에 그의 송환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류펑위 주미 중국 대사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부패한 도망자들을 송환하고 불법적인 수익을 환수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도 널리 통용되는 정당한 이유"라고 말했다. 미 비영리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에 따르면 중국 우한에서 시 건설·개발 부서를 이끌던 쉬 씨는 수백만 달러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중국 정부에 기소된 상태였다고 한다.

중국은 '여우 사냥'은 횡령·사기 등을 저지르고 해외로 도피한 부패 인사를 추적하고 송환하는 작전이란 입장이지만, 서구 사회는 중국이 이를 반체제 인사, 내부 폭로자 등을 탄압하는 수단으로 악용한다고 보고 있다.

FT는 "최대 3주간 진행될 예정인 이번 재판은 미 법무부가 '여우 사냥 작전'과 관련된 다른 사건들에 중요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짚었다. WP에 따르면 유죄가 확정될 경우 피고인 3명은 최대 10년 징역형을 선고받게 된다.

피고인 중 한 명인 정충잉.로이터=연합뉴스

피고인 중 한 명인 정충잉.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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