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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뺑뺑이 5년간 3만7200건…경기·서울·부산 順 많았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19 구급대가 환자를 싣고 병원을 전전하는 속칭 ‘응급실 뺑뺑이’ 현상이 최근 5년간 전국에서 4만건 가까이 벌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구급대가 도착한 병원에서 환자를 받지 않아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재이송한 사례 10건 중 3건의 원인은 병원에 전문의가 없어서였다.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환자를 긴급 이송한 119 구급대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저녁 서울 동작구 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에 환자를 긴급 이송한 119 구급대 앰뷸런스가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8~2022년 119 구급대가 처음 도착한 병원에서 여러 사유로 환자를 받지 못해 다른 병원으로 환자를 재이송한 건수는 3만7218건으로 집계됐다. 1차 재이송(한 차례 거부) 건수는 3만1673건, 2차(두 차례 거부) 재이송은 5545건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재이송 건수가 2018년 5086건에서 2019년 1만253건으로 두 배로 늘었다. 코로나19 기간에는 소폭 줄었지만, 2020년 7542건, 2021년 7634건, 2022년 6703건 환자가 재이송됐다.

재이송 사유는 전문의 부재가 1만1684건(31.4%)으로 가장 많았고, 병상 부족(5730건·15.4%)이 뒤를 이었다. 병상 부분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응급실 부족이 3698건(9.9%)으로 가장 큰 이유였다. 이어 입원실(1128건·3.0%)과 중환자실(870건·2.3%) 부족 순이었다. 수술실 부족은 (34건·0.1%) 거의 없었다. 환자와 보호자 변심 4.6%, 1차 응급 처치 2.4%, 의료장비 고장 1.6%, 주취자(1.2%) 등의 사유도 있었다.

2018~2022년 사유별 119 구급대 재이송 현황. 소방청 제출 자료를 최혜영 의원실에서 재구성.

2018~2022년 사유별 119 구급대 재이송 현황. 소방청 제출 자료를 최혜영 의원실에서 재구성.

지역별로는 경기도 재이송 비율이 26.5%로 타 시도보다 높은 편이었다. 이어 서울(15.3%), 부산(7.1%), 충남(6.5%) 순이었다. 이송 차수별로 보면 특히 충남 지역은 2차 재이송 건수가 971건으로 전국 2차 건수(5545건)의 20% 가까이 차지했다.

2022년으로만 놓고 보면 최근 70대 외상환자가 응급실을 찾아 헤매다 결국 사망한 지역인 경기 남부에서의 환자 재이송 건이 전체(6703건)의 19.8%(1331건)로 가장 많았다.

최혜영 의원은 “보건복지부는 지난 3월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발표하며 권역 응급의료센터 등 인프라 구축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미 운영되는 응급실도 의료진이 없어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설만 늘리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인력 확보부터 시급하게 추진해야 한다”며 “소방청, 보건복지부 등 응급의료체계 관계부처가 함께 응급의료체계 전반을 검토하고,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하는지 파악해 실효성 있는 대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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