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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해보고 싶었다"…교복 입고 20대 또래 살해한 엽기 여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부산에서 20대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여성 A씨(23)가 범행을 자백했다. A씨는 처음부터 해칠 목적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살인사건을 다룬 방송 매체와 서적을 탐독하다 살인 호기심이 생겼다"고 진술했다.

 과외앱을 통해 만난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입건된 A씨가 지난달 2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과외앱을 통해 만난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입건된 A씨가 지난달 29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사람 해쳐보고 싶다” 자백 피의자 어긋난 욕망    

1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B씨를 살해하고 낙동강 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살인)를 받는 A씨가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은 평소 살인 등 강력범죄 사건을 다룬 방송 프로그램과 서적 등에 심취했던 A씨가 살인 충동을 느낀 것으로 파악했다.

A씨는 당초 우발적 범행을 주장했으나, 가족과 경찰 설득에 전날 밤 범행 사실을 인정했다. A씨는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 등에게 사과의 뜻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애 보낼게요” 교복 입고 찾아갔다

지난달 26일 오후 5시30분쯤 A씨는 교복 차림으로 B씨 집을 찾았다. 경찰 수사에서 A씨는 과외 학생과 교사를 연결해주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접근한 것으로 확인됐다. 학부모를 사칭한 A씨는 “아이를 집으로 보낼 테니 가르쳐달라”고 요청해 약속을 잡은 뒤 스스로 중고 온라인 상점에서 산 교복을 입고 B씨 집에 찾아갔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체구가 작은 편이라고 한다.

지난달 26일 A씨가 자신의 집에서 빈 캐리어를 들고 나가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달 26일 A씨가 자신의 집에서 빈 캐리어를 들고 나가고 있다. [사진 부산경찰청]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 과외 앱을 통해 혼자 사는 여성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B씨를 알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B씨와 대화를 나누며 다른 사람은 없는지 확인한 뒤 준비한 흉기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현장 오간 시신 유기, ‘완전범죄’ 꿈꿨다  

경찰 이미지그래픽

경찰 이미지그래픽

A씨는 B씨 집을 나서기 전 범죄 흔적이 남은 옷을 갈아입었다. 집으로 돌아와 여행용 캐리어 등을 챙긴 A씨는 가게에서 락스와 비닐봉지 등을 사 들고 다시 현장으로 갔다. A씨는 시신이 남아 있는 집 현관문을 바깥에서 당기기만 하면 곧장 열리도록 조치한 뒤 물품을 챙겨온 것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휴대전화 감정(포렌식) 과정에서 A씨가 범행 3개월 전부터 ‘시신 없는 살인’ 등 키워드를 집중적으로 검색한 사실도 드러났다.

시신 일부를 비닐봉지와 캐리어에 담은 A씨는 B씨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지갑과 신분증 등도 함께 챙겨 나온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캐리어를 든 채 다시 집으로 돌아갔다”며 “완전범죄를 꿈꿨지만 시신 유기 장소 등은 분명히 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시 집을 나선 A씨는 택시를 잡아타고 경남 양산 낙동강 변으로 가 시신을 유기했다. 하지만 나머지 시신 처리 등을 위해 캐리어는 버리지 않았다. A씨 행색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기사 신고로 출동한 경찰이 A씨를 찾았을 때 캐리어와 B씨 신분증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시신을 유기한 곳은 A씨가 평소 산책하던 곳이라고 한다.

전문가 “사이코패스 성향 짙다”…오늘 신상공개 결정  

20대 초반인 A씨에겐 함께 사는 가족이 있었지만, 고교를 졸업하고 수년간 주변과 교류 없이 고립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직업을 가진 적도 없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정신병 진단을 받은 적이 없으며, 다른 전과도 없다"라며 "프로파일러가 수사에 참여하고 있고 사이코패스 성향 검사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죄심리 전문가인 조영일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사람을 해치고 싶은 욕망을 채우기 위해 온라인에서 취약한 대상자를 물색한 점에서 사이코패스 기질이 짙어 엿보인다”며 “시신 유기는 다음 단계(범행)로 나아가기 위한 시도이며 연쇄살인 성향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경찰청은 1일 오후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 A씨 신상공개 여부를 논의한다. 위원회에는 경찰 내ㆍ외부 전문가가 참여한다. 공개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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