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등 미래차 도입이 확산되면서 운전자와 탑승객을 위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오락)’ 시장에 완성차 업계가 활발하게 대응하고 있다. 날씨·동영상·뉴스 등 인포테인먼트를 화면에 담아내는 디스플레이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시네마’, BMW는 차랑용 e심
앞으로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출시한 차 안에서 웨이브와 왓챠 등 온라인동영상 서비스(OTT) 콘텐트를 감상할 수 있게 된다. 현대차는 인포테인먼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배포를 시작해 이달부터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1일 밝혔다. 국내 최대 팟캐스트 서비스 팟빵도 차량 전용 서비스 ‘팟빵 Auto(오토)’를 통해 차 안에서 이용할 수 있다. 단 차량 OTT 콘텐트는 안전을 위해 주차(P단) 상황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BMW코리아도 플래그십 세단 신형 7시리즈 고객을 위해 차량용 e심(SIM) 서비스를 내놨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시된 신형 7시리즈의 뒷좌석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BMW 시어터 스크린’ 내 다양한 콘텐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통신사 무선 데이터를 써야 하는데, 이때 차량용 e심 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런데 아예 별도의 물리적인 칩 없이 차량에 내장된 식별 칩을 활용해 모바일 데이터를 쓸 수 있게 한 것이다.
차랑용 디스플레이도 변신 거듭
이러한 인포테인먼트를 화면에 띄워주는 역할을 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도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완전 자율주행이 가능해지면 운행 중에 영화를 보는 등 즐길 거리뿐 아니라 물론 회사 업무 등 전반적인 일상생활을 소화하는 데 디스플레이가 핵심 장치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 규모가 지난해 86억3319만 달러(약 10조4700억원)에서 2025년 97억 달러(약 11조76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모비스는 지난 4월 세계 최초로 차량용 롤러블 디스플레이 개발에 성공했다. 내비게이션을 비롯한 주행정보 화면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돌돌 말 수 있는 기술이다. 시동을 끄면 화면이 완전히 사라지고, 주행 중에는 화면의 3분의 1만 나오게 할 수도 있다. 자동차 디자인 자체가 확 바뀌는 것이다.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고급화’도 추세로 자리잡았다. BMW 신형 7시리즈에 기본으로 들어가는 BMW 시어터 스크린은 천장에서 펼쳐져 내려오는 32대 9 비율의 31.3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다. 현대차도 가로 약 70㎝로 연결된 ‘파노라믹 커브드 와이드 디스플레이’를 상대적으로 보급형에 가까운 ‘쏘나타 디 엣지’와 소형 SUV 코나 등에도 장착했다.
권태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연기관차가 대체되는 속도를 올릴 것이고 자율주행과 5세대 이동통신(5G)의 접목으로 자동차는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하나의 생활공간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일련의 전환 과정에서 전장 부품의 수요가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