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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량급서 18년 만에 金, ‘제주산 태권브이’ 강상현의 반란

중앙일보

입력

강상현이 중량급에서 18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안겼다.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강상현이 중량급에서 18년 만에 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을 안겼다.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한국 태권도 중량급의 기대주 강상현(20·한국체대)이 첫 출전한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강상현은 1일 아제르바이잔 바쿠 크리스털 홀에서 열린 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87㎏급 결승에서 이반 사피나(크로아티아)를 라운드 점수 2-0으로 누르고 우승했다. 남자 58㎏급 배준서(강화군청)에 이어 이번 대회 한국의 두 번째 금. 한국이 세계선수권 무대에서 남자 87㎏급을 제패한 건 지난 2005년 스페인 마드리드 대회 오선택 이후 18년 만이다.

강상현은 경기 초반 12초 만에 주먹 공격으로 한 점을 내줬지만 몸통 공격을 두 차례 성공시키며 6-5로 뒤집어 1라운드를 가져갔다. 2라운드에서도 먼저 머리 공격을 허용하며 3점을 내주고 출발했지만 1-6까지 밀린 경기를 9-7로 뒤집었다. 경기 막판 48초 동안 쉴 새 없이 몰아치며 4차례 연속 몸통 공격을 성공시킨 게 주효했다.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활짝 웃으며 세리머니하는 강상현.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금메달을 확정 지은 뒤 활짝 웃으며 세리머니하는 강상현.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강상현은 제주도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다. 한국체대 진학 이전까지 줄곧 제주도에서 생활했다. 세계선수권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국가대표 1진 타이틀도 지난 2월 대표 선발전에서 처음 달았다. 제주도 출신 선수가 태권도 국가대표로 뽑힌 건 지난 2002년 고대휴(현 제주도청 감독) 이후 21년 만이다.

우승 직후 마우스피스를 높이 던져올리며 세리머니를 선보인 강상현은 “제주도에도 멋진 선수들이 많다”며 활짝 웃어보인 뒤 “태권도는 국제대회보다 국내대회를 통과하는 게 더 어려운 종목이다. 같은 생각으로 마음을 편히 먹고 세계선수권에 나선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 이반 사피나(왼쪽)를 상대로 발차기하는 강상현.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결승전에서 상대 선수 이반 사피나(왼쪽)를 상대로 발차기하는 강상현.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세계선수권을 석권했지만, 다음 목표인 파리올림픽 도전은 더욱 험난하다. 올림픽에서 남자 중량급 체급은 ‘80㎏ 이상급’으로 묶여 있다. 87㎏급인 강상현을 비롯해 여러 체급 선수들이 치열한 국내 경쟁을 펼친 뒤 승자가 올림픽 본선 무대에서도 한층 수준 높은 경쟁을 벌여야 한다. 80㎏급 기준으로 강상현의 올림픽 랭킹은 65위다.

강상현은 “내 체격이 올림픽 무대에서 상대적으로 왜소할 수 있지만, 그만큼 스피드에서 앞선다고 생각한다”면서 “파리올림픽에 후회 없이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입상자들과 포즈를 취한 강상현(왼쪽 두 번째).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금메달을 목에 걸고 입상자들과 포즈를 취한 강상현(왼쪽 두 번째). 사진 세계태권도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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