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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사드' 박수 쏟아졌다…수십㎞ 상공서 가상 北미사일 격추 [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0, 9, 8, …, 3, 2, 1, 발사.”

서해 중부의 해상 플랫폼에서 유도탄이 불꽃을 뿜으며 아주 빠른 속도로 하늘로 치솟았다. 1단 추진체를 떨어뜨린 미사일은 더 높이 올라가선 2단까지 아래로 내려보냈다. 강한 힘으로 짧은 시간 안에 고고도로 올라가려면 이 같은 다단(多段) 추진이 필요하다.

 L-SAM 요격 미사일 발사 모습. 국방부 동영상 캡처

L-SAM 요격 미사일 발사 모습. 국방부 동영상 캡처

추진체로부터 자유로워진 킬비히클(Kill Vehicleㆍ직격체)은 수십 ㎞ 상공에서 적외선 시커(탐색기)로 가상 북한 미사일인 표적탄을 찾았다. 이 표적탄은  200㎞ 남쪽에서 먼저 발사됐다. 직격체는 전후좌우 자세와 위치를 바꾸며 날아갔더니 곧 명중했다.

“야~” 환호성이 박수 소리와 함께 들렸다. 지켜보던 이종섭 국방부 장관, 박종승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엄동환 방위사업청장과 국과연 관계자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폈다.

L-SAM 요격 미사일 발사 모습. 국방부 동영상 캡처

L-SAM 요격 미사일 발사 모습. 국방부 동영상 캡처

지난달 30일 충남 태안의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있었던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 요격 시험에서 요격 미사일이 계획한 목표 고도에서 표적탄에 명중한 뒤 무력화하는 데 성공했다.

L-SAM은 한국형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 체계라고 불리는 미사일 방어 체계다.  2014년 개발이 시작했고, 지난해 11월 첫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이번까지 4번을 쐈는데 그중 1번은 실패했다고 한다.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지난달 30일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 요격 미사일이 표적탄에 명중히지 박수를 치며 축하하는 있다. 국방부

이종섭 국방부장관이 지난달 30일 안흥종합시험센터에서 L-SAM 요격 미사일이 표적탄에 명중히지 박수를 치며 축하하는 있다. 국방부

박종승 소장은 “실패 원인을 철저히 분석했다”며 “이번 발사에선 L-SAM 미사일이 표적탄의 탄두부가 아닌 엔진기관만 따로 노려 맞힐 정도로 정밀도가 뛰어나다”고 말했다. 그는 “L-SAM은 파편을 터뜨려 미사일을 요격하지 않고, 직격체가 직접 때려 미사일을 격추한다”고 덧붙였다.

L-SAM은 지휘관이 요격 명령을 내리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미사일을 조종해 레이더에 잡힌 어떤 미사일도 격파할 수 있다는 게 ADD의 설명이다. 넓은 하늘에서 탄도미사일의 재진입체을 찾아 정확히 때리는 기술은 '모래에서 바늘 찾기''수준이라고 한다.

군 당국은 2024년까지 L-SAM 개발을 끝낸 뒤 2025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0년대 후반이면 L-SAM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의 핵심 무기로 실전배치된다.

KAMD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비하는 한국형 3축 체계의 한 기둥이다. 3축 체계는 3축체계는 ①북한이 핵ㆍ미사일을 발사하려 할 때 선제적으로 타격하는 킬체인(Kill Chain)과 ②북한의 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 ③북한이 핵ㆍ미사일로 공격하면 한국이 보복하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짜였다.

L-SAM 요격 미사일(녹색)과 표적탄(파란색)의 비행 궤적. 국방부 동영상 캡처

L-SAM 요격 미사일(녹색)과 표적탄(파란색)의 비행 궤적. 국방부 동영상 캡처

이종섭 장관은  “L-SAM은 천궁 Ⅱ에 이어 국내 기술로 연구개발 중인 미사일 방어체계로, 한국형 미사일 다층방어체계 구축을 위한 핵심 전력”이라 강조했다. ‘다층’은 높은 고도에서 요격이 실패할 경우 낮은 고도에서 시도하는 방식이다.

주한미군의 사드는 북한 탄도미사일의 종말(하강) 단계에서 가장 위인 고도 40~150㎞를 담당한다. L-SAM의 요격 가능 고도는 군사비밀이지만, 사드에 버금가는 정도다.

L-SAM 요격 미사일이 표적탄에 명중하는 모습. 국방부 동영상 캡처

L-SAM 요격 미사일이 표적탄에 명중하는 모습. 국방부 동영상 캡처

사드와 L-SAM을 피한 북한 탄도미사일은 40㎞ 아래에서 패트리엇과 천궁 Ⅱ가 막는다.

군 당국은 L-SAM을 더 개량할 예정이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4월 제153차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L-SAM의 요격 가능 고도를 사드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L-SAM Ⅱ 블록-Ⅰ, 활공하는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L-SAM Ⅱ 블록-Ⅱ를 2035년까지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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