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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기다리는 이름…병장 손성빈 “전역 준비 끝냈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상무 포수 손성빈이 31일 마산구장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6월 12일 제대하는 손성빈은 원소속팀 롯데로 복귀한다. 창원=고봉준 기자

상무 포수 손성빈이 31일 마산구장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6월 12일 제대하는 손성빈은 원소속팀 롯데로 복귀한다. 창원=고봉준 기자

롯데 자이언츠는 요새 상승 가도를 달리고 있다. 마운드가 안정화하고, 유격수 노진혁(34)과 유강남(31) 등 FA로 데려온 선수들이 자기 몫을 다하면서 줄곧 상위권에서 신바람을 내는 중이다.

그런데 요새 롯데팬들 사이에선 또 하나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바로 국군체육부대(상무)의 신예 포수 손성빈(21)이다. 앳된 얼굴의 신인에서 여유로운 표정의 말년병장이 된 손성빈을 31일 마산구장에서 만났다. NC 다이노스와의 2군 경기를 위해 창원으로 내려온 손성빈은 “입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전역(6월 12일)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시간이 참 빠르다”면서 “상무에서 정말 귀중한 경험을 많이 했다. 정신적으로도 많이 성숙해졌다고 느낀다. 이제 하루 빨리 롯데로 복귀해 팬들에게 멋진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안고를 나온 우투우타 포수 손성빈은 2021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건장한 신체조건(신장 1m83㎝·체중 92㎏)과 타고난 방망이 그리고 포수답지 않은 날렵한 몸놀림이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롯데는 차세대 안방마님의 앞날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1년, 신인 포수 치고는 많은 20경기를 뛰게 하며 상무 입대를 꾀했고, 손성빈은 같은 해 12월 합격 통보를 받아 곧장 군 복무를 시작했다.

이후 상무에서 주전 포수로 활약한 손성빈은 “여기 와서 ‘야구를 잘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다’는 사실을 새삼 느꼈다. 10개 구단에서 실력이 좋은 선수들만 오는 곳이 상무 아닌가. 그동안 내가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상무 선수는 신분이 현역병이다. 경기와 훈련이 있다는 차이만 있을 뿐 하루 스케줄은 일반 병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손성빈은 “매일 6시30분 일어나 운동을 한 뒤 아침을 먹는다. 이어 오전 훈련을 하고 점심을 먹은 뒤 다시 운동과 식사를 병행한다. 저녁에는 개별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거나 보강훈련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 와서 하는 이야기지만, 군대가 내 체질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며 웃었다.

상무 박치왕 감독(왼쪽)과 포수 손성빈이 31일 마산구장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원=고봉준 기자

상무 박치왕 감독(왼쪽)과 포수 손성빈이 31일 마산구장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나란히 포즈를 취하고 있다. 창원=고봉준 기자

1984년 창설된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부는 한국야구의 숨은 산파로 불린다. 현역 프로선수들이 병역의 의무를 이행하면서 복무 기간 계속해 실전을 뛰며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귀중한 거처이기 때문이다. 특히 실전 경험이 중요한 포수들에겐 상무는 주전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기도 하다. 실제로 박세혁(33·NC)과 유강남(31·LG 트윈스), 김민식(34·SSG 랜더스), 김준태(29·KT 위즈) 등 현재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여러 안방마님들이 상무에서 기량을 갈고 닦았다.

2011년부터 상무를 이끌고 있는 박치왕(54) 감독은 ”상무에서 20년 넘게 일하다 보니까 선수들의 훈련 태도만 봐도 앞날이 보일 때가 많다. 제대 후 오랫동안 활약할 것 같은 선수가 있는가 하면, 몇 년 안으로 위기가 올 것 같은 선수도 있다“면서 ”(손)성빈이의 경우 상무에서 많은 경기를 뛰면서 공격과 수비가 모두 좋아졌다. 앞으로 자신의 루틴만 정립한다면 크게 될 선수라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상무 포수 손성빈이 31일 마산구장에서 진행한 인터뷰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6월 12일 제대하는 손성빈은 원소속팀 롯데로 복귀한다. 창원=고봉준 기자

상무 포수 손성빈이 31일 마산구장에서 진행한 인터뷰 도중 미소를 짓고 있다. 6월 12일 제대하는 손성빈은 원소속팀 롯데로 복귀한다. 창원=고봉준 기자

손성빈도 ”상무 출신 포수 선배님들이 제대 후 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특히 평소 유강남 선배님의 스타일을 많이 배웠다. 마침 상무에서 뛰는 동안 롯데로 오셔서 같은 유니폼을 입게 됐다. 매일 따라다니면서 프레이밍 등 많은 것들을 배울 생각이다“고 했다.

전역과 함께 다시 롯데 소속이 되는 손성빈은 ”1년 반 가까이 선임, 후임, 동기들과 동고동락했다. 어떻게 보면 롯데에서보다 더 많은 시간을 보낸 셈이다. 그래서인지 막상 떠나려니까 아쉬움이 크다“면서도 ”상무에서 뛰면서 야구 욕심이 더욱 커졌다. 솔직히 이전에는 이러한 마음이 없었는데 여기에서 야구를 더욱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이 마음가짐을 안고 롯데에서 더 멋진 활약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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