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도박' 한판에…아사 직전 北주민 '10년 식량비' 날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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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31일 시도한 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하면서 이미 아사(餓死) 위기에 처한 북한 주민들이 앞으로도 10년간 계속 굶주림에 내몰리게 됐다.

김정은이 벌인 무모한 ‘도박’ 한 판과 북한 주민들의 생존권을 맞바꾼 셈이다.

북한은 지난 4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전쟁억제력'의 공세적 확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중대한 군사적 의의를 가지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6차확대회의가 4월 10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되였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4월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열어 '전쟁억제력'의 공세적 확대를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중대한 군사적 의의를 가지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6차확대회의가 4월 10일 당중앙위원회 본부청사에서 진행되였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신형 발사체인 ‘천리마 1형’과 군사용 정찰위성이라고 주장하는 ‘만리경 1형’을 만들기 위해 어느 정도의 자금을 쏟아부었는지는 정확히 추산하기 어렵다. 다만 이를 간접적으로 비교할 수 있는 근거는 있다.

정부는 최근 발사에 성공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개발을 위해 지난 12년 3개월간 2만여 명을 투입했다. 여기에 들어간 공식 예산은 1조 9572억원(14억 9290만 달러)이다. 또 누리호 발사 성공에 이어 오는 11월을 목표로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할 계획이다. 고성능 영상레이더(SAR)가 탑재된 위성 4기와 전자광학(EO)ㆍ적외선(IR) 탑재 위성 1기 등 정찰위성 5기를 확보하는 이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1조2000억원(9억1533만 달러)이다.

두 사업 예산의 단순 합계는 3조1572억원(24억823억 달러)에 달한다.

북한은 지난달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화성-18형)'을 발사했다고 14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시험발사를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보다 군사적 효용성이 큰 위력적인 전략적 공격수단으로 된다는 담보와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라고 밝혔다.뉴스1

북한은 지난달 1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하에 고체연료를 사용한 새로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8형(화성-18형)'을 발사했다고 14일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시험발사를 통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보다 군사적 효용성이 큰 위력적인 전략적 공격수단으로 된다는 담보와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라고 밝혔다.뉴스1

첨단 기술의 보유 수준이나 사회ㆍ경제 체제, 정부의 지원 방식, 경제적 인프라, 인건비 등 모든 면에서 남북이 극단적 차이가 있지만, 자체 개발한 발사체와 위성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해당 두 사업은 이번에 북한이 도발에 동원한 체계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그런데 3조원이 넘는 예산은 북한과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한국의 경제 수준을 감안해도 부담인 돈이다. 사실상 무임금으로 인력을 운용할 수 있어 한국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 들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경제 수준이 현저하게 낮은 북한에게 이만한 돈은 국가 전체를 휘청이게 할 정도의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현재 극심한 식량난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 농무부가 발간한 ‘세계 식량안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식량 부족분은 121만t에 달했다. 미 농무부는 앞으로도 북한이 매년 평균 80만t가량의 식량 부족 상황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80만t의 식량을 해외에서 사들일 경우 매년 3647억원(2억7800만 달러)이 필요하다. 서해 상에 추락하면서 공중에 날려버린 천리마ㆍ만리경을 만드는 데 투입된 자금으로 식량을 샀다면 최소한 향후 10년간 발생할 북한 주민들의 굶주림을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3월 27일 핵무기병기화사업을 지도하고 핵반격작전계획과 명령서를 검토했다고 조선중앙TV가 2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은 이미 지난해 이어진 무차별 도발로 막대한 자금을 썼다. 한국국방연구원(KIDA)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해 1년간 발사했던 73발의 탄도미사일에 쓴 비용은 7200억원(약 5억60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북한의 1년 치 식량 부족분 120만t을 사고도 남는 돈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사실상 7차 핵실험을 예고한 상태다. 역시 KIDA가 추산한 자료에 따르면 이미 지난 6차례의 핵실험 과정에서 최소 11억~16억 달러의 돈을 썼고, 추가 핵실험에 또 어느 정도의 돈을 투입할지는 추정하기 어렵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 “핵실험을 위해선 핵실험 자체에 투입되는 자금뿐만 아니라 핵시설을 유지ㆍ관리하는 비용 역시 어마어마하게 투입된다”며 “북한이 핵ㆍ미사일을 ‘보검’으로 여기고 있지만, 경제적 관점에선 북한 정권을 오히려 옥죄는 구조”라고 말했다.

북한은 여기에 이번에 실패한 정찰위성과 관련 “부분 시험들을 거쳐 가급적 빠른 기간 내에 제2차 발사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도 또다시 막대한 자금이 들어간다.

북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5월16일 딸 주애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정찰위성 1호기의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이 끝났으며, 탑재 준비까지 완료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 위원장은 5월16일 딸 주애와 함께 '비상설 위성발사준비위원회' 사업을 현지 지도하고 위원회의 '차후 행동계획'을 승인했다고 조선중앙TV가 17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정찰위성 1호기의 조립 상태 점검과 우주 환경시험이 끝났으며, 탑재 준비까지 완료됐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임을출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기술을 보유하더라도 정찰위성이 없다면 사실상 무용지물에 가깝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이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여 제2차 발사를 감행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김정은 정권이 이번 위성 발사를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민심 이반을 막기 위한 정치 선동의 측면에서도 활용해왔기 때문에 극심한 경제난과 무관하게 또다시 돈을 들여 발사를 강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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