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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월 누적 34조원 덜 걷혀…갈수록 커지는 ‘세수 구멍’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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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달 국세 수입(세수) 구멍이 더 커졌다. 4월은 연중 세금이 가장 많이 걷히는 달이지만, 기대에 못 미쳤다.

정부는 지난해 거둬들인 세입 중에서 필요한 지출을 하고 남은 ‘세계잉여금’과 각종 정부 기금 등에서 발생하는 여유 재원을 끌어다 써 세수 구멍을 최대한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4월 국세 수입 현황’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34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국세 수입(167조9000억원) 대비 33조9000억원 덜 걷혔다.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세수 진도율(국세 수입 목표 대비 실적)도 33.5%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구체적으로 ‘3대 세목’인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수입이 모두 쪼그라들었다. 특히 법인세가 4월까지 35조6000억원 걷혀 전년 동기(51조4000억원) 대비 15조8000억원(-30.8%) 줄었다.

부진한 세수 흐름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쓸 카드도 마땅치 않다. 세금을 더 거두기 어렵다면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가라앉은 경기를 부양하려면 재정을 풀어야 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하지만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지난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세수 상황이 더 안 좋아질 수 있지만,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은 전혀 검토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세수 부족 대책으로는 “세계잉여금과 기금 여유 재원 등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출 구조조정, 불용 같은 ‘예산 다이어트’로는 한계가 있다. 비과세·감면 제도를 손질하고 에너지 요금을 인상하는 등 포퓰리즘 감세를 자제하는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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