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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BYD 전기차에 실려 중국산 배터리가 몰려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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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의 ‘한국 상륙 작전’이 시작됐다. 테슬라 모델Y와 BYD 전기 트럭 티포케이(T4K)를 등에 업은 중국산 배터리는 최근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는 중이다. KG모빌리티와 현대자동차도 올해 출시할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라 ‘차이나 배터리’의 공세는 보다 거세질 전망이다.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를 연내에 국내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만든 이 차량에는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이 공급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업계가 ‘중국산 모델Y’에 주목하는 건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중국 업체가 주도하는 LFP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다. 대신 무게가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다. 배터리가 전기차 원가의 40~50%를 차지하기에 LFP 배터리를 채택할 경우 소비자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실제로 중국산 모델Y는 현지에서 31만3900위안(약 5850만원)에 팔리고 있다. 한국에선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동일 모델이 7874만원이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저가 전기차의 경우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차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전기차 1위 BYD는 GS글로벌과 손잡고 지난달 1t 전기 트럭 T4K를 선보인 바 있다. T4K에는 BYD가 자체 생산한 LFP 배터리가 들어간다.

국내 완성차 업체도 속속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채택에 나서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올해 하반기 출시가 유력한 전기차 토레스 EVX에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현대차는 하반기 선보일 레이 EV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CATL이 생산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중국 배터리 기업의 ‘안방 털이’에 K-배터리 3사도 다급해졌다. 먼저 그동안 저가형으로 치부했던 LFP 배터리 개발 및 생산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그동안 리튬이온 배터리에 자원을 집중해온 터라 LFP 배터리 양산에 뒤늦게 뛰어들기에는 부담 요소가 적지 않다.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한창이라 LFP 배터리를 넘어설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LFP 배터리 관련 기술을 들여다보고는 있지만, 실제 양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아 당분간 중국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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