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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모진 풍파 대비하라”…대중포위망·경제난에 경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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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만난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AFP=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중국 베이징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왼쪽)와 만난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AFP=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30일 “큰바람과 격랑, 심지어 모진 풍파까지 중대한 시련에 대비하라”며 위기 적신호를 발령했다.

31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에 전날 열린 중앙국가안전위원회(이하 국안위) 회의록을 머리기사로 싣고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판 확대 국가안보회의(NSC)에 해당하는 국안위는 2014년 4월 시 주석이 집권 후 당 중앙에 신설한 1급 위원회다. 국가안보를 총괄 지휘감독하는 막강한 권력 기구로 5년 임기마다 첫 회의만 공개해 왔다.

시 주석은 회의에서 “국가안보가 직면한 복잡하고 엄준한 형세를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며 “마지노선 사유와 극한 사유를 견지해 큰바람과 격랑, 심지어 모진 풍파라는 중대한 시련에 대비하라”고 강조했다. 격화되는 미·중 충돌, 글로벌 중국 포위망의 강화, 위드 코로나 전환 뒤에도 경제 회복이 둔화하면서 급증한 청년 실업률과 지방 부채, 인공지능(AI) 등 기술 발전에 따른 새 위기 요인의 대두 등 위기 징후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의는 “국가안보 위기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종합 체제를 완비해야 한다”며 “실시간 모니터링, 적시에 조기 경보하는 ‘콤비네이션 펀치’(여러 기술로 연달아 공격)를 갖추라”고 지시했다. 인민일보는 ‘국가안보 위험 모니터링 시스템의 조속한 건설’ ‘국가안보 교육의 전면 강화에 관한 의견’ 등의 문건이 이날 회의에서 통과됐다고 보도했다.

3연임에 성공한 시 주석은 국안위 체제를 확대 강화했다. 리창(李强) 총리와 자오러지(趙樂際) 전인대 위원장 외에 차이치(蔡奇)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서기처 상무서기까지 3인 부주석 체제로 재편했다. 홍콩 명보는 31일 “차이치가 국안위의 세 번째 부주석을 맡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며 깜짝 인사라고 평가했다. 차이치 부주석은 국안위 판공실 부주임이던 2015년 7월 9일 대대적인 인권변호사 체포 작전을 막후 지휘한 것으로 전해져 대대적 공안 드라이브가 예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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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회의에서도 중국 공산당의 안정적 통치를 의미하는 정치안보를 강조했다. 시 주석은 2014, 2018년 공개된 두 차례 국안위 회의에서도 “정치안보는 국가안보의 근본”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이 말하는 국가안보는 일반적인 국가안보 범위 이상이다. 시 주석은 2014년 “정치·국토·군사·경제·문화·사회·과학기술·정보·생태·자원·핵 안보 등 모든 국가안보 시스템을 건설하라”며 체제 위협 사항을 모두 국가안보에 포함했다.

한편 친강(秦剛)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달 30일 3년 만에 베이징을 찾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회견했다고 인민일보가 31일 보도했다.

친 국무위원은 회견에서 미·중 관계를 테슬라 자동차에 비유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핸들을 유지하고, 적시에 브레이크를 밟고, 위험한 운전을 피하며 액셀을 잘 밟으면서 호혜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미·중 이익은 서로 융합돼 마치 몸이 붙은 샴쌍둥이와 같이 서로 분리할 수 없다”며 “테슬라는 ‘디커플링’에 반대하며 계속 중국 업무를 개척하고 중국의 발전 기회를 공유하기를 원한다”고 했다. 머스크는 방중 기간 상하이 테슬라 공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상하이에 대용량 전기에너지 저장 장치인 메가팩 생산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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