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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이어 테슬라도 상륙…한국 시장 노리는 ‘차이나 배터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의 ‘한국 상륙 작전’이 시작됐다. 테슬라 모델Y와 BYD 전기트럭 티포케이(T4K)를 등에 업은 중국산 배터리는 최근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서는 중이다. KG모빌리티와 현대자동차도 올해 출시할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라 ‘차이나 배터리’의 공세는 보다 거세질 전망이다.

중국 상해 공장에서 생산한 테슬라 모델 Y. CATL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리튬이온 배터리 모델과 비교해 2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중국산 모델 Y를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사진 테슬라

중국 상해 공장에서 생산한 테슬라 모델 Y. CATL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탑재해 리튬이온 배터리 모델과 비교해 2000만원 정도 저렴하다. 테슬라코리아는 올해 하반기 중국산 모델 Y를 수입해 판매할 예정이다. 사진 테슬라

3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Y를 연내에 국내에 판매할 예정이다. 최근 중국에서 생산한 모델 Y에 대한 환경 인증을 끝낸 상태다. 중국 상하이공장에서 만든 이 차량에는 세계 1위 배터리 업체인 CATL이 공급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탑재된다.

그동안 테슬라는 국내에는 미국에서 생산한 차량만 들여왔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테슬라 수입은 시간문제였다. 환경 인증이 끝나 올해 하반기에는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가 ‘중국산 모델Y’에 주목하는 건 가격 경쟁력 때문이다. 중국 업체가 주도하는 LFP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비교해 가격이 저렴하다. 대신 무게가 무겁고 에너지 밀도가 낮다. 배터리가 전기차 원가의 40~50%를 차지하기에 LFP 배터리를 채택할 경우 소비자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실제로 LFP 배터리를 사용한 중국산 모델Y는 현지에서 31만3900위안(약 5850만원)에 팔리고 있다. 한국에선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한 동일 모델이 7874만원이다. 배터리 종류에 따라 2000만원가량 가격 격차가 생하는 셈이다. 더욱이 모델Y는 단일 차종으로 도요타 코롤라를 제치고 올 1분기 전 세계 판매 1위를 기록할 만큼 인기가 높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가격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저가 전기차의 경우 LFP 배터리를 채택하는 차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GS글로벌이 지난 4월 국내에 출시한 1t 전기트럭 '티포케이'(T4K). BYD 리튬인산철 배터리릍 탑재했다. 연합뉴스

GS글로벌이 지난 4월 국내에 출시한 1t 전기트럭 '티포케이'(T4K). BYD 리튬인산철 배터리릍 탑재했다. 연합뉴스

이와 더불어 중국 전기차 1위 BYD는 GS글로벌과 손잡고 지난달 1t 전기트럭 T4K를 선보인 바 있다. T4K에는 BYD가 자체 생산한 LFP 배터리가 들어간다.

국내 완성차 업체도 속속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채택에 나서고 있다. KG모빌리티는 전기차 토레스 EVX에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할 예정이다. 토레스 EVX는 도로 시험 중으로 올해 하반기 출시가 유력하다. 현대차는 하반기 선보일 레이 EV에 중국산 LFP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CATL이 생산한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중국 배터리 기업의 ‘안방털이’에 K-배터리 3사도 다급해졌다. 먼저 그동안 저가형으로 치부했던 LFP 배터리 개발 및 생산 계획을 내놨다. 하지만 속내는 복잡하다. 그동안 리튬이온 배터리에 자원을 집중해온 터라 LFP 배터리 양산에 뒤늦게 뛰어들기에는 부담 요소가 적지 않다.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도 한창이라 LFP 배터리를 넘어설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미국·유럽 등에서 벌려놓은 조 단위 투자 프로젝트의 일정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자금 압박이 상당하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관련 기술을 들여다보고는 있지만 실제 LFP 배터리 양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며 “LFP 배터리에선 당분간 중국 독주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리튬이온과 LFP가 자동차 시장을 양분할 것으로 내다보는 견해도 있다. 김필수 교수는 “고가 전기차는 리튬이온, 저가는 LFP로 시장이 나뉠 것”이라며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따라 시장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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