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학폭) 혐의를 벗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26)가 마운드로 돌아올 준비를 시작했다. 두산은 31일 "이영하와 지난해 1억6000만원에서 4000만원 깎인 1억2000만원에 올 시즌 연봉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법원의 무죄 판결로 학교폭력 혐의를 벗은 두산 이영하. 뉴스1
이영하는 지난해 8월 21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한 번도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선린인터넷고 야구부 1년 후배인 A씨가 그를 학폭 가해자로 고발하면서 논란에 휩싸인 시점이다.
이영하는 그 후 특수 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 돼 지난해 9월 21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친 법정 공방을 이어왔다. 두산도 피의자 신분인 이영하를 미계약 보류 선수로 구분하고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새 시즌 계약을 미뤘다. 그 사이 이영하는 KBO에서 '현역 외 선수'로 분류됐다.
이영하는 31일에야 9개월간 따라다닌 '학폭 선수' 꼬리표를 떼고 '현역 선수' 신분을 되찾을 수 있게 됐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이날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영하의 특수폭행·강요·공갈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피해자가 진술한 폭행 및 가혹 행위의 일시와 장소가 객관적인 증거나 다른 야구부원의 진술과 배치된다"고 봤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잠실구장에서 역투하는 두산 이영하. 연합뉴스
이영하는 무죄 판결을 받자마자 두산과 재계약을 완료하고 다음 달 1일 팀 훈련에 합류하기로 했다. 그동안 두산 퓨처스(2군) 구장인 경기도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해온 터라 1군 복귀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거로 보인다. 일단 2군 경기에 등판하면서 9개월간의 실전 공백을 메우는 게 먼저다. 이영하는 "실전 감각 문제만 빼면 큰 문제가 없다. 개막전을 치를 때 실전 감각이 떨어져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영하가 1군에 가세해 좋은 활약을 한다면, 두산 마운드도 천군만마를 얻게 된다. 이영하는 2016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뒤 2018시즌부터 1군에 자리 잡은 주축 투수다. 2019시즌엔 17승을 올려 토종 에이스 역할을 했고, 선발 외에 다양한 보직을 소화한 경험도 많다. 지난 시즌엔 21경기에서 6승 8패, 평균자책점 4.93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