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최근 없애는 판에…2억 보태 더 큰 관사로 이사한 농진청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뉴스1]

조재호 농촌진흥청장. [뉴스1]

전세 2억8000만원→4억8000만원, 84㎡→101㎡

전북 전주·완주혁신도시에 있는 농촌진흥청(이하 농진청)이 청장 관사를 옮기기 위해 2억원 예산을 추가로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집주인이 집을 내놔 출퇴근 거리 등을 고려해 전셋집을 새로 구했다고 했지만, 일각에선 "관사를 폐지·축소하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31일 농진청에 따르면 조재호 청장은 지난해 12월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한 아파트에서 농진청 본청이 있는 덕진구 중동 아파트로 관사를 옮겼다. 효자동 관사는 전용 면적 84㎡(25평)에 전세금은 2억8000만원이었다. 새 관사는 101㎡(30평)에 전세금 4억8000만원이다. 기존 관사보다 전세금은 2억원 비싸고 넓어졌다.

2017년부터 사용한 기존 관사는 지난해 5월 13일 취임한 조 청장을 포함해 지금까지 청장 6명이 거주했다. 청장 집무실이 있는 농진청 본청까지는 6㎞ 거리였다. 새 관사는 1.5㎞가량 떨어져 있다.

효자동 관사는 2년마다 계약을 연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집주인이 아파트를 내놓기로 하면서 부득이 관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는 게 농진청 설명이다. "이사해야 하는 상황이면 본청과 가까운 곳으로 오는 게 좋지 않겠냐"는 조 청장 의견도 반영됐다. 효자동 관사 계약 기간은 올해 2월 25일까지였다. 농진청은 지난해 12월 1일 새 관사를 계약했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중동 농촌진흥청 본청 전경. [연합뉴스]

전북 전주시 덕진구 중동 농촌진흥청 본청 전경. [연합뉴스]

농진청 "주인이 집 내놔…출퇴근·업무 대응 고려"

이를 두고 "최근 단체장·기관장마다 '구시대 유물'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관사를 없애거나 개방하는 추세와 달리 수억원을 보태 더 큰 관사로 이사하는 건 예산 낭비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대구·경북·강원을 제외한 14개 지자체가 관사를 시민에게 돌려줬거나 개방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취임한 김관영 전북지사도 전주 한옥마을 내 관사를 전시·체험 공간으로 리모델링한 후 올해 하반기 개방하기로 했다. 전북지사 관사는 2층 단독 주택(연면적 402㎡)이다. 김 지사 부부는 전북도청 인근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

이에 대해 김동훈 농진청 대변인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청장 대부분이 외지에서 오기 때문에 관사는 필요하다"며 "전세 계약 만료 시점을 앞두고 출퇴근 거리와 주유비, 업무 대응 수월성 등을 고려해 본청과 가까운 곳으로 이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청장은 관용차가 있지만 이사 후엔 걸어 다닐 때도 있다"며 "이사비는 일반적 수준이었고, 가구 등 비품은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