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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 대표팀, 경기 전날 밤샘 술판 논란…상벌위 회부 위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한 야구대표팀 일부 선수가 대회 기간 유흥주점에 출입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KBO는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WBC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인 호주전에서 패한 뒤 관중에게 인사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WBC 본선 1라운드 첫 경기인 호주전에서 패한 뒤 관중에게 인사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연합뉴스

KBO는 31일 "WBC 국가대표 선수들의 심야 음주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허구연 총재, 류대환 사무총장과 관련 부서 담당자가 모인 긴급 회의를 열었다"며 "그 결과 각 선수에게 경위서를 받고 그에 따른 사실관계를 명확하게 파악해 후속 대처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O는 해당 선수들이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어긋난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될 경우, 상벌위원회를 열어 징계를 심의할 계획이다. 국가대표 운영 규정에 음주 관련 처벌 조항은 없지만, '대표팀 소집 기간 동안 국가대표로서의 명예와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내용은 포함돼 있다. 또 13조 3항에는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자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사태는 지난 30일 한 유튜브 채널의 갑작스러운 폭로에서 시작됐다. 이 채널은 "WBC에 출전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지난 3월 본선 1라운드가 열린 일본 도쿄 아카사카에서 밤새 음주를 했다"고 주장했다. 뒤이어 한 매체는 "일부 투수가 첫 경기인 3월 9일 호주전 전날 밤부터 경기 당일 새벽까지 술을 마셨다. 10일 열린 일본전을 앞두고도 역시 밤새 술자리를 했다"고 전했다. 관련 선수들의 포지션을 상세하게 특정하면서 술자리 장소로 여성 접객부가 있는 유흥주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WBC 본선 1라운드 일본전에서 패한 뒤 관중에게 인사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뉴스1

WBC 본선 1라운드 일본전에서 패한 뒤 관중에게 인사하는 한국 대표팀 선수들. 뉴스1

KBO는 이날 리그 경기가 종료되자마자 각 구단을 통해 개별적으로 사실 확인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일부 선수는 대회 기간 중 음주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대부분 "경기 전날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항변하고 있어 추후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이들은 음주 장소와 관련한 문제 제기에 관해서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WBC 본선 1라운드에서 2승 2패로 B조 3위에 그쳐 조기 탈락했다.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호주전에서 7-8로 졌고, 한 수 위인 일본을 상대로는 4-13으로 대패했다. 이번 대회 최약체로 꼽힌 체코와 중국을 꺾었지만, 싸늘한 여론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한국 야구의 국제 경쟁력에 의문 부호가 붙었고, KBO리그 '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선수가 도를 넘는 음주로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논란까지 불거졌다. 모든 의혹이 사실로 판명될 경우, 이전보다 더 큰 파장이 예상된다. 실력의 차이는 선수가 최선을 다해도 단기간에 극복하기 어렵지만, 국가대표로서의 품행과 컨디션 관리는 선수 개인의 의지에 달린 문제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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