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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의혹 2년만에 무죄…국대 출신 이영하 법정 나서며 한 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고교 시절 야구부 후배에게 학교폭력(학폭)을 가한 혐의를 받아온 전직 국가대표 출신 야구 선수 이영하(26, 두산 베어스)씨에게 1심 무죄가 선고됐다. 처음 학폭 의혹이 제기된 지 2년 여만이다.

학교폭력 혐의를 받아온 두산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뉴스1

학교폭력 혐의를 받아온 두산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1심 무죄를 선고받았다. 뉴스1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판사 정금영)은 3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씨의 특수폭행·강요·공갈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이 객관적인 증거나 다른 야구부원들의 진술에 배치되는 부분이 많다. 증거도 불충분해 해당 혐의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검찰은 이씨가 선린인터넷고 재학 시절인 2015년 후배 야구부원에게 전기 파리채에 손을 넣게 하거나, 머리를 박게 시키고 자취방 청소·빨래를 요구하는 등 학폭을 가했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당시 학생부장과 다른 야구부원들의 진술, 국내외 대회나 합숙 훈련 등의 참가 기록과 호텔 투숙 명단 등 증언과 증거를 대조했을 때 피해자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장소 및 일시에 이씨가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이씨와 동창인 김대현(26, LG 트윈스) 선수에 대한 학폭 의혹은 지난 2021년 2월 제기됐다. 피해자가 인터넷 커뮤니티와 방송사 프로그램을 통해 “두 선배의 학폭에 시달렸다”고 주장하면서다.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김씨는 군복무 중이던 지난 1월 군사법원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학교폭력 혐의를 받아온 두산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학교폭력 혐의를 받아온 두산베어스 투수 이영하가 31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선고공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씨는 이날 법원을 나서며 “이번 일로 제 자신을 많이 돌아봤다. 좋은 결과를 얻은 만큼 사람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게 바른 모습과 신중한 행동 보이겠다”며 “언제든지 가서 (투수로서) 던질 수 있게 몸을 잘 만들어놨다. 얼른 팀에 복귀해 도움이 되고 싶다. 믿고 기다려주신 팬들과 저희 팀 동료들에게 고맙다”고 말했다. 앞서 두산 베어스는 ‘미계약 보류’ 상태인 이씨가 재판에서 무죄를 받을 경우 새로 계약을 맺고 복귀를 추진하겠다고 밝혀왔다.

2022년 6월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말 두산 선발투수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2년 6월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1회 말 두산 선발투수 이영하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국내 운동부의 (폭력적인) 관행에 대한 견해’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이씨는 “지금은 많이 없어졌다고 하지만 분명히 남아있는 부분들이 있고 정말 없어져야 된다고 생각하는 문화 중에 하나”라며 “빠른 시간 내에 안 좋은 관행들이 많이 없어지고 선행들만 나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에 대해서는 “자기만의 고충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저도 당시 조장으로서 케어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다. 좋은 후배고 동생이었다. 무고(고소)나 손해배상소송 등을 진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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