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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 무관심서 깨어나 경악" 외신이 본 韓 대피경보 소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주요 외신은 31일 북한이 우주발사체를 남쪽 방향으로 발사한 직후 서울 전지역에 대피를 준비하라는 경계경보가 잘못 발령된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외신은 31일 이른 아침 북한의 발사체 발사로 인해 서울 전역에 대피 경보 오발령이 난 소식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홈페이지 캡처

외신은 31일 이른 아침 북한의 발사체 발사로 인해 서울 전역에 대피 경보 오발령이 난 소식을 보도했다. 로이터통신 홈페이지 캡처

로이터통신은 "이른 아침, 공습 사이렌과 대피를 촉구하는 휴대전화 경보음으로 서울이 패닉에 빠졌다"고 전했다. 매체는 이날 오전 6시 32분 서울에서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고, 몇 분 후 대피를 촉구하는 경보가 발령됐으며 오발령 사실이 알려지기 전까지 서울 시민을 뒤흔들었다고 했다.

한국 소셜미디어엔 '경보'와 '대피'가 가장 인기 있는 토픽으로 떠올랐으며 상황을 문의하고, 대피 장소를 찾는 트윗이 쏟아졌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9개월 된 자녀를 키우는 이주연(33)씨는 통신에 "너무 당황스러웠다. 119 전화는 연결이 안 되고 인터넷은 느렸다"며 "그래서 무슨 일인지도 정확히 모른 채 포대기에 싼 아기를 안고 지하실로 내려가려던 참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씨는 기자에게 짐을 싸서 떠날 준비를 하는 친구들의 사진을 보여줬다고 매체는 덧붙였다.

로이터통신은 "서울 시민들은 핵무장한 이웃 나라(북한)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는 데 익숙해져 있지만, 그 위험과 대응 방법에 대해 안일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끝난 지 70년이 지난 지금도 남북한은 엄밀히 말해 여전히 전쟁 중"이라고 짚었다.

31일 한국의 대피 경보 소동을 전한 워싱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31일 한국의 대피 경보 소동을 전한 워싱턴포스트.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캡처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북한의 발사체 발사를 경고하는 공습 사이렌이 서울 전역에 울려 퍼지자 서울 시민은 그간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무관심에서 깨어나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북한 로켓의 파편이 남한 수도에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서울 시민들에게 '대피를 준비하라'는 긴급 메시지가 발송됐으나 이후 한국 정부는 이를 오발령이라며 경보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CNN, 월스트리트저널(WSJ) 등도 대피를 알리는 긴급 문자가 이른 아침 서울에 혼란을 촉발했으나 오발령이었으며 일본 정부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에 대응해 오키나와현을 대상으로 긴급 대피 명령을 내렸다가 약 30분 만에 해제했다고 보도했다.

31일 한국의 대피 경보 소동 소식을 전한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31일 한국의 대피 경보 소동 소식을 전한 뉴욕타임스. 뉴욕타임스 홈페이지 캡처

한편 북한은 이날 군사정찰위성 발사가 실패했음을 공식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 국가우주개발국은 "6시27분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예정됐던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발사했지만 '천리마-1'형은 정상 비행하던 중 추진력을 상실하면서 서해에 추락했다"고 전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발사한 우주발사체가 백령도 서쪽 먼바다 상공을 통과해 어청도 서쪽 200여 ㎞ 해상에 비정상적 비행으로 낙하했으며 발사체 일부로 추정되는 물체를 인양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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