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돌아온 출루기계 LG 홍창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무사 2,3루 LG 홍창기가 2타점 적시타를 쳐내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무사 2,3루 LG 홍창기가 2타점 적시타를 쳐내고 있다. 연합뉴스

'출루 기계'가 돌아왔다. LG 트윈스 외야수 홍창기(30)가 2년 만에 다시 한 번 '출루왕'을 향해 달려간다.

LG는 3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1 승리를 거뒀다. 수훈갑은 1번 타자 홍창기였다. 4타수 3안타 2타점. 1-1로 맞선 5회 말 무사 2·3루에서 2타점 결승타를 쳤다. 롯데 내야진이 전진수비를 펼쳤지만, 가볍게 중견수 앞으로 타구를 굴렸다. 홍창기는 "압박감은 없었다. 주자들 발이 빨라 굴리려 했다"고 미소지었다.

홍창기는 KBO리그에서 '제일 안 죽는 타자'다. 1군에 처음 자리잡은 2020년, 타율은 0.279에 머물렀으나 4할대 출루율(0.411)을 찍었다. 2021년엔 타율(0.328)까지 올라가면서 출루왕(0.456)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최고의 외야수 3명에게 돌아가는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했다. 최근 4시즌 출루율은 0.424(30일 기준)로 1위다. '타격 천재' 이정후(0.410), 강백호(0.403)보다도 높다.

올해도 출루 본능은 여전하다. 정규시즌 3분의 1을 지난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 홍창기(0.439)는 KIA 최형우(0.432), 팀 동룔 문성주(0.431)와 출루율 1위 경쟁을 펼치고 있다. 홍창기는 "(성주와 내가 경쟁하면)팀에 좋은 거다. 제가 받으면 좋지만, 성주가 상을 받아도 좋다. 선의의 경쟁"이라고 했다.

비결은 좋은 눈이다. 어지간한 유인구에는 속지 않고, 원하던 공이 날아오면 적극적으로 스윙한다. 배트를 휘두르면 어떻게든 공을 맞혀 파울이나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낸다. 통산 홈런은 10개뿐이지만 날카로운 타구 질 덕분에 2루타를 만들어내는 능력도 뛰어나다. 30일 롯데전 3회처럼 기습번트를 대 안타를 만들기도 한다. 홍창기는 "벤치에선 히팅 사인이 났지만, 번트로 주자를 3루까지 보내기만 해도 득점이 날 수 있을 거라 판단했다. 코스가 좋아 안타가 됐다"고 했다.

홍창기는 지난해 부침을 겪었다. 타율은 0.286으로 나쁘지 않았으나 볼넷 숫자가 2021년의 절반 수준(109개→59개)으로 줄어들면서 출루율이 0.355까지 떨어졌다. 가장 큰 이유는 스트라이크 존 변화였다. KBO는 투수들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스트라이크 존을 좁혔다. '볼'이 선언되던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니 자연스럽게 홍창기도 움츠러들었다.

홍창기는 공격적인 타격을 하려고 마음먹었다. 그는 "지난해엔 너무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너무 공을 많이 보려 했고 자신감도 떨어졌다. 부상까지 당하면서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다. 올해는 결과를 신경 쓰지 않고 치니 결과가 좋았다"고 했다.

지난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 무사 상황 LG 홍창기가 1루타를 친후 1루베이스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1회 무사 상황 LG 홍창기가 1루타를 친후 1루베이스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뉴스1

실제로 홍창기의 스윙 비율은 지난해보다 늘어났고, 그 과정에서 헛스윙 비율(9.5%→11.0%)도 올라갔다. 그러나 그만큼 타율(0.286→0.326)이 높아졌고, 2루타 비율(4.3%→7.1%)도 높아졌다.

사령탑 염경엽 LG 감독과 이호준 타격코치는 타격 폼 변화를 최소화하는 기조를 세웠다. 홍창기는 "작년에는 이것저것 변화를 많이 주다 타격감이 더 떨어졌다. 올해는 일단 타격폼을 유지하며 가고 있다는 게 좋은 것 같다. 몇 경기에서 수비 정면으로 가는 타구가 많이 나왔지만, 그대로 유지했고 맞아떨어졌다"고 되돌아봤다.

LG는 시즌 초반 선두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홍창기는 "선배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우리도 잘 따른다. 코칭스태프가 '순위에 신경 쓰지 말고 한 경기씩 이기자'고 하셔서 거기에 따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