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최근 부쩍 늘고 있다. 중국 어선이 불법조업으로 수산 자원을 싹쓸이해가면서 어민의 피해가 늘고 있고, 동시에 중국이 서해를 내해(內海)로 만들려는 ‘서해공정’을 착착 진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이 지난달1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불법조업 중국 어선 1척을 '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 혐의로 해군과 합동으로 나포해 인천으로 압송하고 있다. 불법조업 어획물을 진압대원이 확인하는 모습. 서해5도특별경비단
28일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해양경찰에서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NLL 근처에서 나타나는 중국 어선의 숫자는 2015년 153척, 2016년 109척, 2017년 43척, 2018년 32척으로 줄었다가 2019년 44척, 2020년 51척, 2021년 68척, 2022년 75척으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1월 21척, 2월 58척 수준이더니 꽃게잡이철 3월 하루 평균 110척으로 폭증했다.
해경은 NLL 인근에서 쫓아낸 중국 어선이 2017년 2796척에서 2020년 2만997척으로 확 늘었다가 지난해 1504척으로 다시 줄었다고 신 의원실에 밝혔다. 나포 건수는 2017년 17건, 2020년 3건, 지난해 7건이었으며 올해 현재까지 6건이었다.
실제로 지난 17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은 NLL을 침범해 불법조업을 하던 50t 중국 어선을 연평도 근처 바다에서 붙잡았다. 이 어선은 정선명령에 따르지 않고 NLL 북쪽으로 도망가려다 해경의 끈질긴 추격에 결국 나포됐다.
이처럼 불법조업 중국 어선은 해경이 단속하려 하면 NLL을 넘어 북한 쪽으로 도망가려고 한다. 군 당국은 북한군이 돈을 받고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묵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불법조업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부상자는 같은 기간 모두 5명(2019년 3명, 지난해 2명)이었다.
해경은 평시 NLL 해역에 중형함 3척과 연평ㆍ대청도에 특수진압대 각 1팀(팀당 10명)을 배치하고 있으며, 꽃게철엔 중형함 1척과 특수진압대 1팀을 추가로 보내고 있다.
중국 어선은 NLL을 넘어 ‘황금어장’으로 꼽히고 있는 한강하구 중립수역까지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파주에서 강화도까지 67㎞의 한강하구는 정전협정 이후 통행이 제한됐다. 이 때문에 단속하기가 어려운 한강하구 중립수역에서의 불법조업 중국 어선은 2020년 1척, 2021년 3척, 지난해 18척으로 증가세(해군)다. 올해(3월 31일 현재) 141척이었다.
신원식 의원은 “문제는 불법조업 중국 어선의 피해는 국내 수산자원의 고갈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중국은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에 어선을 보내는 회색지대 전략을 쓰고 있다. 이들 어선은 해상민병 소속으로 중국 해군이나 해경을 대신해 순찰을 하거나 정보수집 활동을 하고 있다.
신 의원은 “중국은 동경 124도 서쪽을 자신들의 해상작전구역(AO)이라고 주장하는 서해공정을 벌이고 있다.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더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며 “북핵ㆍ미사일에 공동 대처하는 일본에 대해 뭐라할 때가 아니라 한반도에 대한 위협을 노골화하는 중국에 강력하게 대응할 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