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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수요 폭증에 ‘GPU 대란’…엔비디아 시총 1조 달러 넘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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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29일 대만 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 박람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신제품인 AI 수퍼컴퓨터 DGX GH200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29일 대만 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 박람회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신제품인 AI 수퍼컴퓨터 DGX GH200을 공개했다. [AFP=연합뉴스]

“마약 구하기보다 훨씬 어렵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그래픽처리장치(GPU)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열풍으로 이에 필요한 GPU 등 반도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의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GPU 확보를 위해 전 세계 기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미국에서 ‘휴지 사재기’가 일어났던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GPU) 부족 때문에 업계의 누구를 아는지가 중요해졌다. 팬데믹 시기 휴지와 같다”는 AI 스타트업 라미니 CEO 샤론 저우의 말을 전했다.

당초 그래픽의 빠른 처리를 위해 개발됐던 GPU는 복잡한 연산을 초고속·저전력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특징 덕분에 AI 반도체 시장에서 핵심으로 떠올랐다. 거대 언어 모델(LLM) AI는 데이터 용량이 천문학적으로 소요돼 GPU가 필수적이다. 특히 기술이 진보할수록 점점 복잡한 AI 모델이 개발되고, 이에 따라 테크 업계에선 GPU 확보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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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현재 GPU 등 고부가 반도체를 세계시장에 90% 이상 공급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엔비디아로부터 GPU를 구매해 클라우드 서버를 구축·운영하는 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서비스 여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의 샘 알트먼 CEO가 “프로세서 병목 현상 때문에 지금으로선 챗GPT 이용자가 많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WSJ는 “서버 제조업체 등 엔비디아 고객이 최신 GPU를 받으려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고 보도했다. 업계는 내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부에선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용 GPU 소매 가격이 개당 3만3000달러(약 4380만원)인데,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다 보니 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입에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 박람회’ 기조연설에서 황 CEO는 “이 안에는 150마일(약 241㎞) 길이의 광섬유 케이블과 2000개 이상의 선풍기가 들어 있다. 무게는 코끼리 네 마리에 해당하는 4만 파운드(약 1만8143㎏)다. 이것은 바로 단 하나의 GPU와 같다”고 말했다. 신제품 AI 수퍼컴퓨터 ‘DGX GH200’을 이렇게 소개한 황 CEO는 “엔비디아의 가장 앞선 컴퓨팅과 네트워킹 기술을 집약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30일(현지시간) 개장 전 거래에서 전 거래일보다 4% 오른 주당 407달러로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322조원)를 넘었다. 미 반도체 기업 중 시총 1조 달러 클럽을 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시총 1조852억 달러(1434조원)로 애플·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아마존에 이어 5위가 된다. 실적도 날개를 달았다. 엔비디아가 최근 발표한 1분기(2~4월) 매출은 71억9000만 달러(약 9조5200억원)로 시장 전망치를 10%가량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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