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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신형 슈퍼컴 “코끼리 4마리 무게, 첫 고객은 메타·구글”

중앙일보

입력

지난 2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 박람회 기조연설 무대에 까만 가죽점퍼를 입고 청중 앞에 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자사 신제품인 AI(인공지능) 슈퍼컴퓨터 DGX GH200을 공개했다. 황은 한손에 또다른 신제품인 엔비디아 슈퍼칩 GH200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 박람회 기조연설 무대에 까만 가죽점퍼를 입고 청중 앞에 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자사 신제품인 AI(인공지능) 슈퍼컴퓨터 DGX GH200을 공개했다. 황은 한손에 또다른 신제품인 엔비디아 슈퍼칩 GH200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 안에는 150마일(약 241㎞) 길이의 광섬유 케이블과 2000개 이상의 선풍기가 들어 있습니다. 무게는 코끼리 네 마리에 해당하는 4만 파운드(약 1만8143㎏)입니다. 이것은 바로 단 하나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같습니다.”

29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3 박람회’ 기조연설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특유의 트레이드마크인 검은색 가죽점퍼를 입고 신제품 인공지능(AI) 슈퍼컴퓨터 ‘DGX GH200’을 이렇게 소개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가장 앞선 컴퓨팅과 네트워킹 기술을 집약했다”며 “이는 앞으로 AI 경계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슈퍼칩 256개 들어간 슈퍼컴퓨터 공개 

황 CEO는 한 손에 엔비디아의 또 다른 신제품인 ‘GH200’ 슈퍼칩을 들고 연설을 이어갔다. 엔비디아의 가장 강력한 GPU라 불리는 H100과 ARM 기반의 엔비디아 그레이스 CPU를 결합한 고성능 반도체다. 그는 “이 반도체 안에 2000억 개 이상의 트랜지스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개한 슈퍼컴퓨터에는 이 슈퍼칩이 무려 256개가 연결돼 단일 GPU처럼 작동하는 구조다.

황 CEO는 “이 슈퍼컴퓨터는 대용량 메모리를 갖춘 세계 최초의 가속 컴퓨팅 프로세서다. 이를 통해 개발자들은 생성형 AI를 위한 대규모 언어 모델, 추천 시스템을 위한 복잡한 알고리즘, 사기 탐지 및 데이터 분석에 사용되는 신경망을 구축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이어 “구글·메타·MS가 이 슈퍼컴퓨터의 첫 번째 사용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4년 만에 공개 연설 무대에 선 황 CEO는 이날 연설에서 “새로운 컴퓨팅 시대의 티핑 포인트에 도달했다. AI 시대에는 누구나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프로그래밍 장벽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낮아졌고 디지털 격차도 좁혀졌다”며 “이제 컴퓨터에 대고 뭔가 말을 하기만 하면 된다. AI는 사용하기 쉽기 때문에 발전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고 실제로 모든 산업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29일 대만 박람회에서 DGX GH200 슈퍼컴퓨터를 공개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슈퍼칩이 256개가 연결돼 단일 GPU처럼 작동하는 구조다. 사진 엔비디아

엔비디아가 29일 대만 박람회에서 DGX GH200 슈퍼컴퓨터를 공개했다. 이 슈퍼컴퓨터는 슈퍼칩이 256개가 연결돼 단일 GPU처럼 작동하는 구조다. 사진 엔비디아

“AI 호황의 중심에 섰다는 것 강조”

황 CEO는 이날 박람회장에서 함께 열린 대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기업) 미디어텍의 기자회견에도 깜짝 게스트로 등장하며 양사 간 협력 확대를 발표했다. 황 CEO는 “우리는 자동차가 바퀴 달린 컴퓨터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 전문지식의 결합은 자동차 산업에서 환영받을 일”이라며 “우리는 자동차의 모든 부분을 구조적으로 다룰 수 있으므로 모든 자동차 회사가 우리를 신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제휴로 엔비디아는 연 120억 달러 규모의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에 참여하는 길을 넓혔다는 평이다. 두 회사는 2025년 말 관련 시스템을 선보일 예정이다.

엔비디아는 이날 발표와 별개로 이스라엘에서 AI 슈퍼컴퓨터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엔비디아가 이스라엘 내 800개 스타트업과 수많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작업하고 있으며, 올해 말 부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1’ 이름의 이 시스템은 최대 8엑사플롭(초당 100경 회 연산)의 AI 컴퓨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체로 최초로 ‘시가총액 1조 달러 클럽’을 목전에 둔 엔비디아가 연이어 새로운 서비스를 대거 발표한 것을 두고 블룸버그통신은 “AI 호황의 중심에 있는 회사로의 전환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 1분기(2~4월)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한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도 시장 추정치보다 50% 높게 제시하며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 들어 약 165% 급등했다.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9.5%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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