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볼' 신화는 옛말이다. 메이저리그(MLB)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빅리그 역사에 한 시즌 최다 패 기록을 남길 위기다.
오클랜드는 30일(한국시간)까지 올 시즌 11승 45패로 승률 0.196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10경기 성적은 1승 9패. 이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 7-2로 이겨 간신히 11연패를 끊었지만, 여전히 1할대 승률에 머물러 있다. MLB 30개 구단 중 아직 20승을 넘기지 못한 팀은 오클랜드와 캔자스시티 로열스(17승 38패) 밖에 없다.
오클랜드는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최하위인데, 같은 지구 4위 LA 에인절스(29승 26패)에 18.5경기 차로 뒤져 있다. 팀 타율(0.220)과 팀 평균자책점(6.78)도 모두 빅리그 전체 최하위다. 특히 평균자책점은 29위 콜로라도 로키스(5.22)와도 격차가 크다. 팀 득실점 차도 -194로 압도적인 꼴찌다. 전 구단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수치 100을 넘겼다.
이뿐만 아니다. 오클랜드는 산술적으로 올 시즌 32승 130패 페이스다. 이대로라면 1962년 뉴욕 메츠가 남긴 한 시즌 최다 패(120패·1900년 이후) 불명예를 다시 쓸 가능성도 있다.
오클랜드는 빌리 빈 단장(현 부사장)이 창안한 '머니볼'로 2000년대 돌풍을 일으킨 팀이다. 적은 몸값으로 높은 효율을 창출할 만한 선수를 뽑아 '스몰 마켓' 구단의 약점을 상쇄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운영 방식이 통하지 않는 모양새다. 지난 2년간 에이스 크리스 배싯을 포함한 주축 선수들을 줄줄이 다른 팀으로 보냈지만, 이들 대신 데려온 유망주들이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KBO리그 최고 외국인 투수였던 드류 루친스키(전 NC 다이노스)와 일본인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 영입도 아직은 실패작이다.
데이비드 포스트 오클랜드 단장은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베테랑 선수들은 동반 부진하고, 유망주들은 경험 부족을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자까지 나왔다"며 "선수들이 야구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고 있다. 최대한 긍정적인 마인드로 동기 부여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마크 캇세이 감독도 "이런 실수 속에서 무엇이라도 배우고 성장해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빅리그에서 큰 교훈을 얻고 있길 바란다"고 씁쓸해했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