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에 33년 만의 우승 안긴 명장이 떠나는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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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폴리를 우승으로 이끌고 팀을 떠나는 스팔레티 감독. AP=연합뉴스

나폴리를 우승으로 이끌고 팀을 떠나는 스팔레티 감독. AP=연합뉴스

올 시즌 나폴리를 33년 만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정상으로 이끈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이 시즌이 끝나는 대로 팀을 떠난다. 나폴리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의 소속팀이다.

2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 통신에 따르면 스팔레티 감독은 나폴리와 계약을 조기에 끝내고 1년간 휴식기를 갖기로 했다. 당초 스팔레티 감독의 계약 기간은 다음 시즌까지였다. 스팔레티 감독은 안사 통신에 "아우렐리오 데라우렌티스 나폴리 회장에게 1년의 휴식이 지금 바로 필요하다고 말했다"면서 "나는 조금 지쳤고, 딸과 함께 지내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33라운드 우디네세 원정경기에서 조기에 리그 우승을 확정한 나폴리는 다음 달 5일 열리는 시즌 최종전인 38라운드 삼프도리아와의 홈경기만 남겨뒀다. 1959년생으로 만 64세인 스팔레티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세리에A 최고령 우승 사령탑으로 기록됐다.

스팔레티 감독의 지휘 아래 나폴리는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홈팬들과 우승 세리머니 펼치는 나폴리 김민재. EPA=연합뉴스

스팔레티 감독의 지휘 아래 나폴리는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달성했다. 홈팬들과 우승 세리머니 펼치는 나폴리 김민재. EPA=연합뉴스

스팔레티 감독은 우여곡절 끝에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2018~19시즌 인터밀란(이탈리아)을 이끌다 경질된 그는 이후 축구 현장을 떠나 농장과 목장을 운영하며 지냈다. 그러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나폴리의 지휘봉을 잡고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그는 나폴리에서 우승까지 일구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스팔레티 감독이 뛰어난 성과를 내고도 팀을 떠나려는 이유는 데라우렌티스 회장과 불화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은 추측한다. 기존 계약에는 2024년까지 1년을 연장하는 조건이 포함됐는데, 이를 데라우렌티스 회장이 스팔레티 감독을 설득하거나 상의하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에 따르면 스팔레티 감독은 계약이 연장된 사실을 서면으로 통보받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스팔레티 감독은 우승을 확정한 33라운드 직후에도 데라우렌티스 회장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나폴리의 차기 사령탑에는 최근까지 손흥민의 소속팀 토트넘(잉글랜드)을 이끌었던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거론된다. 콘테 감독은 2022~23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경질돼 토트넘을 떠났다. 콘테 감독 외에도 루이스 엔리케 전 스페인 국가대표팀 감독 등이 스팔레티 감독의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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