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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월대서 조선전기 유물 추가 발견...햇빛 가리개 흔적도 나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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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과 서울시가 지난해 9월부터 서울 광화문 앞 세종로 월대를 발굴조사 하는 가운데 조선 전기에 만들어진 유물이 추가로 발견됐다.

광화문 월대 복원 현장(노란색 점선).1866년 광화문에 설치된 월대는 일제강점기에 전차가 들어서며 땅에 묻혔다. 사진 문화재청

광화문 월대 복원 현장(노란색 점선).1866년 광화문에 설치된 월대는 일제강점기에 전차가 들어서며 땅에 묻혔다. 사진 문화재청

문화재청은 30일 “광화문 월대 복원·정비를 위해 실시한 추가 발굴조사 과정에서 고종년간에 축조된 광화문 월대 하부에서 고종시기(재위 1863∼1907)보다 앞선 시기의 것으로 보이는 유구의 흔적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유구는 옛날 토목건축의 구조와 양식을 알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자취를 뜻한다. 이번에 발굴된 유구는 고종년간 월대 어도(御道·임금이 지나가는 길) 서쪽 기초시설 하부 약 120㎝ 지점에 있는 조선전기 문화층의 최상단에서 확인됐다.

네모난 석재를 중심으로 양쪽에는 크고 작은 돌이 길게 이어져 있었고, 석재 가운데에는 직경 6㎝의 철제 고정쇠가 박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런 형태는 궁중 행사에서 햇빛을 가리기 위해 사용되는 차일을 고정하기 위한 장치와 유사하다”며 “경복궁 근정전이나 종묘에서도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고종년간에 월대가 축조되기 이전에도 광화문 앞 공간이 활용됐다는 사실은 조선왕조실록 등 기록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지만 물적 증거까지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언론공개회를 통해 광화문 월대 규모와 기초시설, 전체 모습 등 그간 조사가 완료된 성과를 한 차례 공개한 이후 추가 발굴을 했다.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는 광화문 월대 유적 하부를 조사한 결과, 고종(재위 1863~1907)시기보다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유구를 일부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광화문 월대 어도지 하층에서 발견된 조선 전기 방형 석재(왼쪽)와 경복궁 근정전의 쇠고리(오른쪽) 비교 모습.사진 문화재청=연합뉴스

국립서울문화재연구소는 광화문 월대 유적 하부를 조사한 결과, 고종(재위 1863~1907)시기보다 앞선 것으로 추정되는 유구를 일부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사진은 광화문 월대 어도지 하층에서 발견된 조선 전기 방형 석재(왼쪽)와 경복궁 근정전의 쇠고리(오른쪽) 비교 모습.사진 문화재청=연합뉴스

조사 결과 월대 하부층에선 조선시대 전기부터 현재까지 광화문 앞 공간의 퇴적 양상과 활용향상이 확인됐다. 광화문 밖 공간 퇴적층은 자연층에서 14~16세기 조선 전기 문화층, 17세기 이후 조선중·후기 문화층, 19세기 월대 조성층을 거쳐 20세기 근현대도로층의 순으로 형성됐다.

월대는 궁궐의 중신 건물인 정전(正殿) 등 주요 건물에 설치한 넓은 대(臺)를 뜻한다. 경복궁을 중건하면서 남긴 기록인 ‘영건일기’(營建日記)에는 1866년 3월 3일 ‘광화문 앞에 월대를 쌓았다’는 내용이 있으나, 일제강점기를 지나며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재청은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올해 10월까지 월대 복원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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