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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욱일기 나부끼며 부산 입항…서경덕 "전쟁 상기시킨 전범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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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한국 주최 다국적 해상훈련에 참여하는 4개국 해군들에게 지난 29일 부산항에 입항한 일본 함대의 ‘욱일기’가 전범기임을 알렸다.

서 교수는 이날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이 욱일기를 게양한 채 부산항에 입항한다”며 “한국과 일본을 제외한 4개국 해군 측에 욱일기의 역사를 알리는 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오는 31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한국 주최로 열리는 다국적 훈련에는 한미일 3국과 호주 등 4개국의 해상전력, 그리고 싱가포르와 캐나다까지 총 6개국의 병력이 참여한다.

서 교수가 해군들에게 보낸 메일에는 “현재 일본의 ‘자위함기’는 과거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로,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라는 설명이 담겼다.

그는 “일본 정부도 공식적으로 ‘자위함기=욱일기’임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본 외무성의 욱일기 홍보 자료에도 자위함에 게양된 깃발 사진과 함께 소개 글이 실렸다”고 말했다.

지난 29일 오전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한국 정부가 주최하는 다국적 훈련(이스턴 엔데버 23)은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한 가운데 31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열린다. 송봉근 기자

지난 29일 오전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하마기리함이 다국적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욱일기의 일종인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로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한국 정부가 주최하는 다국적 훈련(이스턴 엔데버 23)은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이 참여한 가운데 31일 제주 동남방 공해상에서 열린다. 송봉근 기자

이어 “일본이 지금까지 욱일기를 버젓이 사용하며 아시아인들에게 전쟁의 공포를 상기시키는 몰상식한 행위를 벌이고 있다”고 지적한 서 교수는 “아직 욱일기의 진실을 모르는 각 참가국 해군 측에 욱일기의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지난 29일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인 하마기리함은 욱일기와 유사한 자위함기를 게양하고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때 자위함기가 태양이 약간 왼쪽으로 치우친 것 외에는 욱일기와 사실상 같은 모양이어서 논란이 일었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을 전후로 각 나라를 침탈하면서 내걸어 독일 나치를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와 함께 전범기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일본 함정이 자위함기를 게양한 채 방한하는 게 ‘국제적 관례’인 만큼 문제 삼지 않겠단 방침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통상적으로 외국항에 함정이 입항할 때 그 나라 국기와 그 나라 군대 또는 기관을 상징하는 깃발을 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건 전 세계적으로 통상적으로 통용되는 공통적인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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