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광고 뜰 때마다 동의 절차?…광고시장 판 바뀌나 [팩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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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내년부터 앱이나 웹사이트의 온라인 광고에 대해 이용자가 볼지 말지 선택하는 절차가 도입된다. 정부가 온라인 플랫폼의 맞춤형 광고 규제를 강화하기로 하면서다. 광고 시장의 산업 구조 및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슨 일이야  

맞춤형 광고의 강자인 메타와 구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맞춤형 광고의 강자인 메타와 구글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30일 IT업계에 따르면,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는 ‘온라인 맞춤형 광고 행태정보 처리 가이드라인’을 다음 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이용자의 광고 선택권 보장. ‘맞춤형 광고 관련 사업자는 정보 주체가 서비스에 가입하거나 접속할 때 로그인 여부와 무관하게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즉, 포털이나 소셜미디어에서 이용자의 과거 구매·검색 이력 같은 행태 정보 기반의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려면, 광고 사업자가 이용자들에게 개별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행태 정보는 웹사이트나 앱 사용 이력처럼 개인의 관심·흥미·기호 등이 드러나는 온라인 활동 정보로, 맞춤형 광고의 핵심 재료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2020년 개인정보위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개인정보보호 가이드라인’(2017년 제정) 관련 업무를 넘겨 받은 이후 처음 나온 개정안이다. 앞서 개인정보위는 지난해 9월 구글과 메타에 1000억 원대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맞춤형 광고 개선안을 모색해왔다. 플랫폼 기업이 이용자 동의 없이, 배달 앱 사용 주기 같은 행태 정보를 앱 개발사로부터 제공받아 맞춤형 광고에 활용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이용자가 회원가입시 정보 제공에 동의했더라도, 수집 정보의 범위가 너무 넓고 알아보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개인정보위는 구글·메타에 과징금을 부과한 이후 디지털 광고업계 및 플랫폼 기업 등과 10여 차례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청취했다.

나랑 무슨 상관인데  

중앙일보 홈페이지에 있는 광고. ‘온라인 맞춤형 광고 행태정보 처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각 광고 사업자마다 정보 수집 동의 및 이용를 해야 한다. 홈페이지 캡처

중앙일보 홈페이지에 있는 광고. ‘온라인 맞춤형 광고 행태정보 처리 가이드라인’이 시행되면 각 광고 사업자마다 정보 수집 동의 및 이용를 해야 한다. 홈페이지 캡처

가이드라인은 6개월간 유예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시행된다. 그 이후부턴 이용자는 앱·웹 이용시 새로운 페이지를 열 때마다 개별 광고를 볼지 말지 선택해야 한다. 웹페이지 한 곳에 광고 사업자가 여럿이라면 동의 절차도 여러 번 해야 한다. 지금은 이용자가 광고별로 ‘i’나 ‘X’ 표시를 눌러야 광고를 계속 볼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데, 앞으론 무조건 동의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 다만, 로그인 없이 접속한 경우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동의 표시의 유효기간을 1개월, 3개월, 6개월 등으로 설정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현재 안이 확정된 것은 아니고 의견 수렴 중”이라고 밝혔다.

이게 왜 중요해  

◦ 정보수집 책임, 누구에게 있나: 개인정보위가 새 가이드라인에서 광고 사업자에 동의 책임을 지우자, 광고업계는 맞춤형 광고 사업 위축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향후 제재 근거로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 한 광고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나 카카오처럼 자사 플랫폼에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광고 사업자도 있지만, 그런 플랫폼에 광고를 파는 업체들이 이용자 정보 동의를 받아 광고를 진행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정보 수집 주체가 누구인가는 현재 다투고 있는 쟁점이기도 하다. 구글과 메타 같은 플랫폼은 광고 파트너인 앱·웹 개발사들에게 이용자의 행태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도구를 개발해 제공하고 있다. 이 도구를 쓸지 여부는 개별 개발사가 선택한다. 이 때문에 플랫폼 업체들은 이용자 행태 정보에 대한 수집 동의 책임이 개별 개발사에 있다고 주장한다. 같은 이유로 이들은 지난해 개인정보위의 과징금 부과가 부당하며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 대형 플랫폼만 살아남나: 이용자 불편이 가중되면 이용자의 대형 플랫폼 쏠림 현상이 더 심해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한 IT 업계 관계자는 “광고 사업을 운영하는 구글이나 네이버 같은 웹사이트의 편의성이 더 높아지면서 대형 포털 종속 현상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랫폼을 가진 광고 사업자라 이용자에게 동의를 받는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광고 사업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편이어서 셈법이 더욱 복잡한 편. 광고 사업자로서는 제약이 많아졌지만, 여러 사업자로 나눠 광고를 진행하는 것보다 단일 사업자를 이용하는 게 편해지면 반사이익을 얻게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기업이 역차별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또 다른 IT 업계 관계자는 “구글·메타는 현재 개인정보위와 소송 중이어서 가이드라인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라며 “개인정보 보호 강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책 의도와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며 국내 업체의 경쟁력 저하될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맞춤형 광고 사라질까: 애플이 2021년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도입한 이후 맞춤형 광고 모델은 점점 더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온라인 광고 시장에서 구글과 메타가 차지하는 비중이 8년 만에 50% 미만으로 줄어든 반면 애플은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다. 방송통신광고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광고 시장 규모도 2021년 처음 8조원을 돌파했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 등의 여파로 지난해 다시 7조 원대로 떨어진 상황. 한 IT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의 앱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은 광고 덕분인데 수익이 나지 않으면 유료화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더 알면 좋은 것  

오는 9월부터 개정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된다. ‘개인정보 수집 필수 동의란’이 없어지고 선택 항목에 대해서도 이용자가 자유롭게 동의 표시를 할 수 있도록 원칙을 구체화해야 한다. 지난 2월 메타가 개인정보 수집·이전을 거부한 이용자들에 대해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이용을 막은 행위에 대해 개인보위가 660만원 과태료 처분을 내린 것처럼 관련 처벌도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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