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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디지털 세상 읽기

AI로 작동하는 컴퓨터…굿바이 키보드·마우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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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

인터페이스(interface)란 두 개의 서로 다른 시스템이 의사소통하는 방식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사용자 인터페이스(UI)는 우리가 각종 기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말하는데, 다양한 디지털 기기가 등장하고, 같은 기기 안에서도 갖가지 앱을 사용하다 보니 근래 들어 UI 설계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했다. 그렇기는 해도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은 수십 년 동안 전반적으로 바뀌지 않고 유지됐다.

하지만 앞으로는 우리가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이 크게 바뀔 거라는 예고가 나오고 있다. 인공지능의 등장 때문이다. 이제까지 우리는 키보드와 마우스 등을 이용해 입력과 수정, 출력하는 식으로 컴퓨터를 이용했다면 앞으로는 이런 과정에 AI가 개입하는 일이 많아진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우리가 컴퓨터를 다루는 과정을 도와주는 방식이겠지만, 좀 더 발전하면 우리는 컴퓨터 시스템을 직접 조작하지 않고 AI와만 대화하고 실제 작업은 AI가 알아서 처리하는 단계에 들어가게 된다. 이를 ‘인터페이스로서의 AI(AI-as-interface)’라 부른다.

물론 지금도 많은 작업이 우리의 명령 없이 일어난다. 우리가 집에 들어서면 스마트폰은 우리가 시키지 않아도 와이파이에 연결하고, e메일 서비스는 스팸 메일을 알아서 분류하는 바람에 이제는 악성 메일을 보는 일이 거의 없다. 하지만 인터페이스로서의 AI가 보편화할 경우 우리는 직접 글을 쓰는 법을 익히는 대신 AI가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적절한 명령(프롬프트)을 내리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고, 포토샵에 가득한 도구를 익히는 대신 포토샵에 내장된 AI가 원하는 결과물을 내놓게 하는 적절한 명령어를 학습하게 될 것이다. 지금의 컴퓨터 사용법은 먼 과거의 기억이 될지 모른다.

박상현 오터레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