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악보 대신 아이패드 보고 연주”…탄소중립 꿈꾸는 음악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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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올해 8회째인 여수에코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첼리스트 김민지 서울대 교수는 “음악제가 지역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올해 8회째인 여수에코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맡은 첼리스트 김민지 서울대 교수는 “음악제가 지역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종이 인쇄물 대신에 QR코드와 스크린으로 공연을 홍보합니다. 연주자도 종이 악보 대신 아이패드를 보고 연주하고요. 음악제 기념품은 친환경 제품으로 준비하고, 기존에 에코 캠페인을 진행하던 업체를 섭외해 에코 관련 활동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올해로 8회째를 맞는 여수에코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 김민지 서울대 교수의 말이다. 다음달 15~18일 전남 여수 GS칼텍스 예울마루에서 열리는 축제는 지난해부터 환경을 고려해 명칭에 ‘에코’가 붙었다. 배경에는 석유화학산업단지인 여수 국가산단이 있다. 국가 경제에 톡톡히 기여하지만 전남 산업부문 에너지 사용량의 65.8%, 온실가스 배출량의 41%를 차지한다. 국가 차원의 탄소중립 지원 필요성이 대두됐다. 김 감독은 지난해부터 환경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작곡가로도 유명한 김효근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의 ‘문화예술, 탄소중립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활용 전략’ 심포지엄을 참관한 게 계기였다.

“문화예술 활동으로 연간 소비하는 종이 사용량이 750톤(30년생 나무 1만3000그루) 분량이란 걸 알게 됐죠. 우리 음악제를 통해서라도 탄소중립에 대한 지역민의 인식을 제고해, 지역 중심의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시발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김 감독은 2019년부터 덕수궁 석조전 음악회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금호문화재단과 문화재청이 여는 행사다. “석조전의 색깔과 분위기에 맞춰 프로그램을 짜는 일이 흥미롭다”며 “그 경험을 살려 여수음악제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이번 축제는 바다와 섬이 바라다보이는 공연장인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나흘 동안 펼쳐진다. 금호솔로이스츠·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앙상블오푸스 등 그동안 실내악 활동을 통해 교류했던 연주자들과 함께하는 무대다. 15일 피아니스트 윤연준의 독주회와 실내악으로 전야제가 열리고, 16일에는 그리그 홀베르그 모음곡, 피아졸라 ‘탱고 발레’, 비발디 ‘사계’를, 17일에는 드보르자크 현악 4중주 ‘아메리칸’, 투 피아노 버전 거슈윈 ‘파리의 미국인’, 슈만 피아노 5중주를 들려준다. 마지막 18일에는 첼리스타 첼로앙상블이 라벨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거슈윈 ‘랩소디 인 블루’, 버르토크 ‘루마니아 민속무곡’, 안성민 ‘잔치’ 등을 연주할 계획이다.

부대행사로 여수공항·군부대·교도소 등을 방문해 클래식을 들려주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2021년 여수 출신 및 연고자 위주로 조직된 여수썸머오케스트라 ‘오 예스 유’가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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