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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스마트폰·사이버도박 빠진 중·고생 1만여명

중앙일보

입력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 조절에 어려움을 겪는 초등학생이 7만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고생 1만여명은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에 더해 돈내기 게임 등 사이버 도박 관련 문제까지 안고 있었다.

여성가족부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학령 전환기인 전국 1만1572개 학교의 초등학교 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청소년 127만6789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3~28일 실시한 것이다. 여가부는 2009년부터 교육부, 시·도 교육청 등과 함께 학급 학교를 통해 매년 실시하고 있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5년 만에↓

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사용에 과하게 의존하는 청소년은 전년보다 5053명 감소한 23만634명으로 집계됐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동시에 과의존하는 청소년도 6132명 줄어든 8만1991명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이미지. 셔터스톡.

스마트폰 이미지. 셔터스톡.

김성벽 여가부 청소년보호환경과장은 “5년 만에 감소한 것”이라며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진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과의존 위험군이 가장 많은 학년은 4년 연속 중학생(9만730명)이었고, 그 뒤를 고등학생(7만4777명)과 초등학생(6만5127명)이 이었다. 초등생의 경우 전년(7만1262명)보다 6135명 줄긴 했지만 조사 참여 인원 감소폭(4만6999명)을 고려하면, “오히려 저연령 청소년의 미디어 과의존 현상이 심화한 것”이라고 여가부는 설명했다.

온라인 만남 편한 위험사용자 1만여명 

의존 대상과 정도에 따라 나눠 보면 인터넷 과의존 위험군은 18만1065명으로, 이 중 위험사용자 군은 1만6490명을 차지했다. 위험사용자군은 인터넷 사용으로 인해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장애, 금단 현상을 보여 전문기관의 도움이 필요한 수준을 말한다.

대인관계는 사이버 공간에서 대부분 이뤄지며,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의 만남을 더 편하게 여긴다. 인터넷 접속 시간은 중·고생의 경우 1일 약 4시간 이상, 초등생 약 3시간 이상이다. 심리적으로 불안정감,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경우가 흔하며 성격적으로 충동성, 공격성도 높은 편이다. 현실 세계에서 대인관계에 문제를 겪거나 외로움을 느끼기도 한다.

진단조사 주요 결과. 자료 여성가족부.

진단조사 주요 결과. 자료 여성가족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은 13만1560명으로, 위험사용자군이 1만4766명을 차지해 인터넷보다 조금 적게 나타났다. 스마트폰 위험사용자군 역시 인터넷 위험사용자군처럼 스마트폰 사용으로 일상에서 심각한 장애를 보이고 금단 현상을 보인다. 현실에서 스마트폰 없이는 한순간도 견디기 힘들다고 느낀다.

고등생 위험군은 女 더 많아 

성별에 따라 보면 초, 중학교 과의존 위험군은 남자 청소년이 많으나 고등학교 과의존 위험군은 여자 청소년이 더 많은 현상이 이어졌다.

올해는 처음으로 88만명의 중·고생(중1, 고1) 대상으로 사이버 도박 조사도 실시했다. 사이버 도박은 온라인 돈내기 게임을 말한다. 카드나 화투 게임(PC 또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고스톱, 섯다, 포커, 바둑이, 맞고 등) 형태다. 이외 온라인 내기 게임(로하이, 천사와 악마, 마리오, 사다리게임, 빙고 달팽이, 그래프 등), 인터넷 복권 구입, 인터넷 스포츠 베팅, 인터넷 카지노 게임 등이 해당한다.

사이버 도박 위험군 2만여명 

그 결과 위험군은 2만8838명으로 조사됐다. 위험군은 돈내기 게임에 쓰는 돈, 시간, 에너지를 조절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취미활동이나 여가생활, 친구나 가족과 어울리는 시간이 줄어들거나 수면, 식습관, 위생관리 등이 힘들 수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스마트폰 과의존 관련 이미지. 중앙포토.

중학교 1학년 1만6309명, 고등학교 1학년은 1만2529명으로 중학생에서 위험군 수가 소폭 많았다. 성별로는 남성 2만399명, 여성 8349명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도박 위험군 가운데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이 병존하는 복합 위험군은 1만2843명으로 나타났다. 사이버 도박 문제만을 가진 단일 위험군은 1만5995명이었다.

여가부는 “보호자가 서비스 제공에 동의한 경우, 청소년의 미디어 과의존 정도에 맞춰 청소년상담기관을 통해 상담, 병원 치료, 기숙치유프로그램, 부모교육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라며 “사이버 도박 위험군에 대해서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 및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통해 개인 상담, 집단상담, 재정·법률 상담서비스 등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미디어 과의존 저연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올해 7월부터는 초등 1학년(보호자 관찰조사)을 대상으로 이용습관 진단조사를 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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