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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 매장 돌파한 中 밀크티 왕 ‘미쉐빙청’, 가성비 뒤 숨겨진 무기는?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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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茶)음료·아이스크림 브랜드 ‘미쉐빙청(蜜雪冰城·MIXUE)’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1997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서 시작한 미쉐빙청은 2023년 2만 5000여개 매장을 보유한 중국 대표 프랜차이즈로 우뚝 섰다. 기업 가치는 650억 위안, 우리 돈 12조원이 넘는다. 이 때문에 한국 언론에서도 주목할 만한 중국 기업으로 몇 차례 소개됐었다.

그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어가 있었으니 바로 ‘가성비’다. 미쉐빙청은 시차(喜茶), 나이쉐더차(奈雪的茶) 등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으로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았다. 그러나 미쉐빙청의 성공 비결이 가성비 하나로만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름난 저가 전략 뒤에는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인 마케팅이 있었다.

미쉐빙청 음악 페스티벌, 극가성비 공연에 CM송 떼창까지

사진 미쉐빙청

사진 미쉐빙청

중국 노동절 연휴였던 4월 30일~5월 1일,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는 ‘미쉐빙청 음악 페스티벌’이 열렸다. 이틀간 진행된 축제에는 왕쑤룽(汪蘇瀧), 천추성(陳楚生) 등 중국 유명 뮤지션과 밴드 14팀이 출연해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미쉐빙청 음악 페스티벌’은 개최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웨이보(微博) 인기 검색어에 등극했다. 콘서트 기간에는 전국에서 몰려든 1만 명의 관객이 현장을 빼곡하게 채웠다.

‘미쉐빙청 음악 페스티벌’은 미쉐빙청이 후원자가 아닌 주최자로 축제를 이끌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사실 음악 페스티벌은 오래전부터 식음료 기업들의 마케팅 장으로 활용됐다. 미쉐빙청 역시 2015년 오월천(五月天Mayday), 2016년 주걸륜(周杰倫·Jay Chou) 콘서트에 공식 스폰서로 참가해 브랜드를 홍보했다. 그러나 거기서 그치지 않고, 직접 콘서트를 연 것이 또 한 번 화제를 모았다.

미쉐빙청 음악 페스티벌의 1일권 가격은 199위안(약 3만 7000원)으로 가성비가 좋다는 평이 자자했다. 사진 왕이 캡처

미쉐빙청 음악 페스티벌의 1일권 가격은 199위안(약 3만 7000원)으로 가성비가 좋다는 평이 자자했다. 사진 왕이 캡처

콘서트 개최 소식이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가장 먼저 저렴한 가격에 반응했다. 미쉐빙청 음악 페스티벌의 1일권 가격은 199위안(약 3만 7000원)으로 가성비가 좋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엔데믹 전환 이후 중국에선 억눌렸던 콘서트·페스티벌 수요가 폭발하며 티켓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던 상황. 이때 등장한 미쉐빙청은 자사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저가 전략’을 펼치며 소비자에게 일관된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고 큰 호응을 얻었다.

미쉐빙청의 마스코트 캐릭터 쉐왕(雪王)조형물. 사진 미쉐빙청

미쉐빙청의 마스코트 캐릭터 쉐왕(雪王)조형물. 사진 미쉐빙청

두 번째로 반응이 뜨거웠던 것은 콘서트 장 곳곳에 등장한 쉐왕(雪王, 미쉐빙청의 마스코트 캐릭터)이다. 미쉐빙청은 8m 높이의 대형 쉐왕을 설치해 포토존을 만들고, 중간중간 쉐왕 인형 탈을 등장시켜 재미있는 볼거리를 선사했다. 또한 인플루언서들을 초청해 페스티벌 현장을 카메라에 담게 하고, 이를 공유해 온라인에서도 화제성을 이어갔다.

콘서트 중반에 흘러나온 미쉐빙청의 주제곡은 현장의 열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미쉐빙청은 한국의 ‘이마트 송’에 버금가는 중독성 강한 브랜드 송을 갖고 있다. “넌 날 사랑해. 난 널 사랑해. 미쉐빙청 달콤해(你愛我,我愛你,蜜雪冰城甜蜜蜜)” 라는 가사가 반복되는 이 노래는 중국 Z세대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이례적인 ‘CM송 떼창’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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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조회 수 돌파, 대륙 발칵 뒤집은 ‘쉐왕 흑화 사건’

미쉐빙청의 마케팅이 빛을 발한 순간은 지난해 여름에도 있었다. 2022년 6월, 미쉐빙청은 소셜미디어 계정들의 프로필 사진을 깜짝 교체했다. 희고 통통한 쉐왕(雪王)을 갑자기 까맣게 바꿔버린 것이다.

원래의 쉐왕 모습(왼쪽)과 흑화한 쉐왕 모습(오른쪽). 사진 제몐신문

원래의 쉐왕 모습(왼쪽)과 흑화한 쉐왕 모습(오른쪽). 사진 제몐신문

만우절도 아닌데 이런 일이 벌어지자, 네티즌들은 호기심이 발동해 즉각 원인 찾기에 돌입했다. 미쉐빙청 역시 “쉐왕이 까매진 이유를 찾아주세요.”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네티즌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에 현지 SNS와 커뮤니티에서는 ‘쉐왕이 흑화한 이유’에 대한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관심은 엄청났다. #미쉐빙청 흑화(蜜雪冰城黑化) 해시태그는 웨이보에서 조회 수 5억 1000만 건, 토론 수 7만 4000건을 달성했다.

2022년 여름 시즌 메뉴로 미쉐빙청이 출시한 오디 음료와 흑화한 쉐왕. 사진 미쉐빙청

2022년 여름 시즌 메뉴로 미쉐빙청이 출시한 오디 음료와 흑화한 쉐왕. 사진 미쉐빙청

얼마 지나지 않아 미쉐빙청은 궁금증을 해소할 공식 답변을 내놓았다. “여러분, 쉐왕이 까매진 이유는 단 하나. 쉐왕이 오디 밭에 가서 오디를 따다가 검게 타버린 것입니다.” 그렇다. 이 모든 것은 미쉐빙청 마케팅팀의 큰 그림이었다. 2022년 여름 시즌 메뉴로 오디 음료를 출시하기 전, 미쉐빙청은 ‘흑화 사건’을 기획해 신제품에 대한 관심도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실제로 오디 음료가 출시되자, 여러 미쉐빙청 매장들이 문전성시를 이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권가영 차이나랩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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