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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지도 못하고" 7일 동안 발 묶인 괌 3400명…오늘부터 귀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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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황금연휴 기간 전국에 내리는 비는 30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충청권 이남 지역은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어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초강력 태풍 마와르로 인해 지난 22일 폐쇄됐던 괌 국제공항은 29일 재개될 예정이라고 외교부가 28일 밝혔다. 한국 국적기는 공항 재개 두 시간 뒤 도착할 예정인데 현지에 일주일째 발이 묶여 있는 3400명의 관광객도 순차적으로 철수할 가능성이 열렸다.

28일 기상청은 한반도에 형성된 비구름대가 중부지방에서 남하하면서 이날 밤부터 충청권 이남 지역에 시간당 20㎜ 내외의 비를 뿌릴 것으로 전망했다. 수도권과 강원도는 29일 오전까지, 충청권은 29일 오후까지, 남부지방은 30일 오전까지, 제주도는 31일 아침까지 비가 올 것으로 기상청은 내다봤다. 예상 강수량은 30일까지 경기 남부, 강원 남부 내륙과 산지, 충청권 남부지방, 제주도 30~80㎜, 충청권, 경북 서부내륙, 전북에서 100㎜ 이상이다.

괌 관광객 고립 1주째, 교민들 나서 비상식량 등 지원

지난 24일 빈 방을 찾으려는 관광객들과 로비로 피한 투숙객들이 섞인 괌 현지 호텔. [사진 독자]

지난 24일 빈 방을 찾으려는 관광객들과 로비로 피한 투숙객들이 섞인 괌 현지 호텔. [사진 독자]

서울·인천·경기 북부·남부내륙·산지를 제외한 강원도·울릉도·독도에는 20~60㎜, 서해5도에는 5~30㎜가량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이번 비는 중국 대륙에서 유입된 온난 습윤한 공기와 북쪽에서 내려온 건조 공기, 남동쪽에서 버티고 있는 고기압이 서로 힘을 겨루며 정체전선이 생긴 데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북쪽의 건조 공기 세력이 약간 더 강해 정체전선이 천천히 남하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대류(공기가 상하로 움직이며 열을 전달하는 현상) 현상이 발달해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국지적으로 내리는 곳도 있을 전망이다.

마와르(2호 태풍)는 현재 필리핀 우측 해상에 머물고 있으며, 한국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예보분석과 관계자는 “마와르의 예상 경로는 30일 필리핀과 대만 사이인 북위 20도 부근에 도달한 뒤 북동쪽으로 전향해 일본 오키나와 남부 해상을 지나 태평양으로 빠져나가거나 중국 남부로 서진하는 두 가지다. 한국 날씨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날 “29일 오후 3시(현지시간) 괌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될 예정으로 한국 국적기 대한항공이 29일 오후 5시 괌에 도착해 오후 7시 인천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항공편을 통해 해외안전지킴센터장 등 외교부 직원 4명도 신속대응팀으로 괌 현지에 파견된다.

괌과 인천국제공항 간에는 대한항공·티웨이·진에어·제주항공 등 4개 항공사가 6개 편을 투입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괌~인천 노선이 재개되면 해당 구간을 오가는 항공편을 증편하거나 사이즈가 큰 비행기를 보내 관광객이 신속히 철수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괌 국제공항 복구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재개 일정도 예상보다 하루 이틀 더 앞당겨졌다. 외교부는 당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군 수송기 투입까지 ‘플랜B’로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외교부는 괌 현지에 고립된 관광객들을 위해 한인 교회 건물과 민박집 등을 동원해 임시 숙소 세 곳을 마련했다. 총 135명이 이용 가능한 공간으로 현재 17명의 한국 관광객이 이용 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관광객은 대부분 원래 머물던 숙소에서 숙박 기간을 연장하며 지내고 있다. 다만 현지 숙소에 단전·단수가 잦아 며칠째 씻지 못하는 등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 외교부는 한인 소아과 의사를 섭외해 관광객 진료와 처방전 발급 조치를 하고 있다. 고혈압·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는 관광객들이 가져간 약을 다 복용한 뒤 현지에서 구하지 못하거나, 500~1000달러까지 드는 병원비를 지불하기 어려워 진료를 못 받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괌 현지에선 병원·약국·식료품점이 속속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외교부의 괌 주재 공관인 주하갓냐 출장소는 관광객과 교민에게 운영 중인 시설을 안내하고 있다.

괌에 체류하는 약 5000명의 교민도 정부를 도와 고립된 관광객 지원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인 마트 등에서 비상식량, 컵라면, 휴대용 랜턴 등을 무상으로 지원해 줘서 임시 숙소나 필요한 분들께 전달하고 있다”며 “태풍 피해로부터 회복한 분들이 여행객들을 돕기 위해 나와주셔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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