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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공항 내일 열린다…일주일 갇힌 한국인 3400명 순차 귀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괌을 덮친 슈퍼 태풍 ‘마와르’로 인해 지난 22일 폐쇄됐던 괌 국제공항이 오는 29일 재개될 예정이라고 외교부가 28일 밝혔다. 한국 국적기는 공항 재개 두 시간 뒤 도착할 예정인데 현지에 일주일째 발이 묶여 있는 3400명의 관광객들도 순차적으로 철수할 가능성이 열렸다.

24일 오후, 괌의 한 호텔. 태풍 '마와르'로 건물이 흔들려서 저층부로 옮겨온 투숙객들과, 방을 구하지 못해 빈 방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다. 독자 제공.

24일 오후, 괌의 한 호텔. 태풍 '마와르'로 건물이 흔들려서 저층부로 옮겨온 투숙객들과, 방을 구하지 못해 빈 방이 나기를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로 가득 차 있다. 독자 제공.

"신속대응팀 파견"

외교부는 이날 "오는 29일 오후 3시(현지 시간) 괌 국제공항 운영이 재개될 예정으로 한국 국적기 대한항공이 오는 29일 오후 5시 괌에 도착해 오후 7시 인천으로 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항공편을 통해 해외안전지킴센터장 등 외교부 직원 4명도 신속대응팀으로 괌 현지에 파견된다.

괌과 인천 국제공항 간에는 대한항공, 티웨이, 진에어, 제주항공 등 4개 항공사가 6개편을 투입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괌-인천 노선이 재개되면 해당 구간을 오가는 항공편을 증편하거나 사이즈가 큰 비행기를 보내서 관광객을 신속히 철수할 수 있도록 협조 요청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괌 국제공항 복구 작업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재개 일정도 예상보다 하루 이틀 더 앞당겨졌다. 외교부는 당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군 수송기 투입까지 '플랜B'로 준비하고 있었다고 한다.

숙소·한인의사 섭외

외교부는 괌 현지에 고립된 관광객들을 위해 한인교회 건물과 민박집 등을 동원해 임시숙소 세 곳을 마련했다. 총 135명이 이용 가능한 공간으로 현재 17명의 한국 관광객이 이용 의사를 밝혔다. 나머지 관광객은 대부분 원래 머물던 숙소에서 숙박 기간을 연장하며 지내고 있다. 다만 현지 숙소에 단전, 단수가 잦아 며칠째 씻지 못하는 등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또한 외교부는 한인 소아과 의사를 섭외해 관광객들에 대한 진료와 처방전 발급 조치를 하고 있다.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는 관광객들이 가져간 약을 다 복용한 뒤 현지에서 구하지 못하거나, 500달러~1000달러까지 드는 병원비를 지불하기 어려워 진료를 못 받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25일 오후 태풍 마와르가 할퀴고 간 괌 시내. 쓰러진 가로수와 건물 파편이 도로에 널브러져 있다. 독자 제공.

25일 오후 태풍 마와르가 할퀴고 간 괌 시내. 쓰러진 가로수와 건물 파편이 도로에 널브러져 있다. 독자 제공.

교민도 발 벗고 지원 나서 

괌 현지에선 병원, 약국, 식료품점이 속속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외교부의 괌 주재 공관인 주하갓냐 출장소는 관광객과 교민에게 운영 중인 시설을 안내하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관광객 중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위독한 경우는 없는데 약이 떨어졌다고 호소하는 분들이 있다"며 "또 고립된 분들 중 아이들이 유독 많은데 열이 나는 경우 응급실로 안내했다"고 말했다.

괌에 체류하는 약 5000명의 교민들도 정부를 도와 고립된 관광객 지원에 나섰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인 마트 등에서 비상식량, 컵라면, 휴대용 랜턴 등을 무상으로 지원해줘서 임시 숙소나 필요한 분들께 전달하고 있다"며 "태풍 피해로부터 회복한 분들이 여행객들을 돕기 위해 나와주셔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로 인해 쓰러진 나무가 주차된 차를 덮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25일 괌을 강타한 태풍 마와르로 인해 쓰러진 나무가 주차된 차를 덮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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