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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리에 5만원이라니…초여름 별미 이것, 군침만 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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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별미인 병어가 제철을 맞았지만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한 마리에 5만원이 넘는 '금어(金魚)'가 됐기 때문이다.

위판장에서 위판을 기다리고 있는 병어. [뉴스1]

위판장에서 위판을 기다리고 있는 병어. [뉴스1]

병어 최대 산지인 전남 신안군에서 잡히는 병어는 미네랄이 풍부해 최고의 품질을 자랑한다. 신안에는 질 좋은 갯벌이 많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또 신안 바다의 빠른 물살 덕에 운동량이 많아 살이 꽉 차오르고 비린내도 적다고 한다.

올해 병어 어획량은 평년 절반에도 못 미쳐 값이 크게 올랐다. 지난 27일 신안군수협 지도 수산물판매장에는 병어 30마리가 든 한 상자가 100만원에 위판됐다. 최근 한 상자에 70~80만원을 호가하다가 연휴가 되자 가격은 더 치솟았다. 신안군수협 관계자는 “역대 최고로 비싸게 팔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이렇게 팔린 병어는 음식점 등에서 마리당 적어도 5만원은 받는다.

신안군수협에 따르면 병어 어획량은 해마다 줄고 있다. 올해 1~5월 병어 어획량은 3539상자(30마리)로 2년 전인 2021년 5407상자보다 34.5% 줄었다. 지난해 어획량은 5051상자였다.

수산물판매장 식당가는 울상이다. 이맘때쯤 병어를 맛보기 위해 관광객으로 북적여야 하지만, 병어를 찾는 발길은 뚝 끊겼다. 식당을 운영하는 최모(52)는 “평소 같았으면 점심시간에 병어 손님으로 가득했는데, 올해는 기껏 해봐야 점심 장사로 2~3팀이 전부”라며 한숨을 쉬었다.

서울 충무로 인현시장 안동집의 병어조림. 손민호 기자

서울 충무로 인현시장 안동집의 병어조림. 손민호 기자

평년 같았으면 관광차 등이 몰려 상자째 사가고 식당도 불야성을 이뤘겠지만, 마리당 5만원이 넘으니 손님은 지갑을 열지 않게 됐다. 수협 관계자는 “좋지 않은 경기에 병어 손님까지 끊겨 식당 업주들이 울상”이라고 전했다.

병어는 지방에서 ‘병치’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통 ‘치’짜로 끝나는 생선은 쉽게 죽기에 횟집 수조에서 산 병어를 보기는 쉽지가 않다. 덕분에 숙성회의 제맛을 느낄 수 있다. 병어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되는 생선으로 어린이나 노인 또는 환자의 원기 회복에도 좋기로 유명하다. 정약전이 쓴 『자산어보』에는 병어를 편어(扁魚)로 소개한다. ‘입이 매우 작고 창백하며 단맛이 난다. 뼈가 연해 회나 구이, 국에도 좋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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