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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총사령관 "여성 징병제 경험, 한국군과 공유하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의 침공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스웨덴은 확실한 안전 보장을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 돼 나토 제5조의 집단방위 체계 안에 들어가야 한다."

지난 2015년 스웨덴 군총사령관에 부임한 뒤 처음 방한(21~25일)한 미카엘 비디엔(58) 스웨덴 군총사령관의 말이다.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주한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단독으로 만난 그는 "북유럽의 소국인 스웨덴이 혼자 힘으로 (러시아에 맞설) 강한 국방력을 갖출 수 없다"면서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또 "한국은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한 수준높은 전투기·전차 제조력을 갖춘 방산 강국"이라며 육·해·공 전방위로 한국군과의 국방·방산 협력 강화도 강조했다.

미카엘 비디엔(58) 스웨덴 총사령관이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미카엘 비디엔(58) 스웨덴 총사령관이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비디엔 사령관은 4박 5일의 첫 일정으로 중립국감독위원회(NNSC) 스웨덴대표부가 있는 판문점을 찾았다. 스웨덴은 1953년 정전 협정 이후 판문점에 NNSC 대표단을 파견해 협정 준수를 관리하고 있다. 비디엔 사령관은 방한 기간 김승겸 합참의장과도 만나 양국의 군사협력 증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김승겸 합참의장(오른쪽)이 지난 24일 합동참모본부에서 스웨덴 총사령관 미카엘 비디엔 공군대장을 접견하고 있다. 뉴스1

김승겸 합참의장(오른쪽)이 지난 24일 합동참모본부에서 스웨덴 총사령관 미카엘 비디엔 공군대장을 접견하고 있다. 뉴스1

200년 이상 중립국을 고수하다 나토 가입을 추진하는 이유는.
오랜 군사적 비동맹주의를 고수해온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결정한 건 엄청난 변화다. 이런 결정을 내린 건 지난해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럽 내 안보 위협이 현저히 커졌다. 스웨덴은 북유럽의 소국이기에 혼자만의 힘으론 강한 국방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토 회원국으로 확실한 안전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나토 공동 가입을 추진하던 핀란드만 먼저 나토 회원국이 됐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한 의회 비준을 미루고 있는) 두 국가(튀르키예·헝가리)의 결정을 존중한다. 하지만 가입 절차가 1년 혹은 그 이상 장기화하면 문제가 될 수 있다. (스웨덴을 제외한) 나토 회원국 간 연합군사작전 계획 및 운용에 큰 차질을 빚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 유럽 방위에도 보탬이 될까.
스웨덴은 (나토 동부 전선 쪽) 포괄적 전쟁억지력과 방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러시아의 침공은 비단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만이 아니다. 앞서 2008년 조지아, 2014년 크림반도 침공이 벌어졌다. 이에 대한 억지력 강화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또 양자·3자 국방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각 지역 안보가 초연결성을 갖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대의 힘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한국과도 국방·방산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고 싶다.

(※스웨덴의 올해 국방 예산은 87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로, 전년 대비 17.3% 증가했다. 스웨덴 정부는 향후 5년 내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1%대에서 2%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과는 구체적으로 어떤 협력을 원하나.
한국은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수준 높은 전투기·전차 제조력을 갖춘 방산 강국이다. 특히 우주·사이버 안보·인공지능(AI)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과 경험이 있는 국가다. 스웨덴은 한국 정부·방산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 이미 양국은 긴밀하게 협력해왔다.

(※10년 전부터 한국 육군은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SAAB)의 대포병탐지레이더 등을 도입해 운용해왔다.)

스웨덴은 여성 징병제 도입 등 한국과 군 문화가 다른 편이다.
스웨덴은 80년대부터 여성 징병제를 도입했다. 성평등, 성별의 조화가 군대 운용에 매우 중요한 원칙이다. 작전 운용 과정에서 필요한 건 보직에 맞는 인재로 성별과는 무관하다. 민간 기업처럼 군대 역시 '좋은 고용주'가 돼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게 핵심이다. 기회가 된다면 스웨덴의 이런 경험을 한국 군과도 공유하고 싶다.(※스웨덴은 원칙적으로 남녀 모두 징병제로 평균 9개월 복무한다.)
미카엘 비디엔 스웨덴 총사령관이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미카엘 비디엔 스웨덴 총사령관이 지난 24일 서울 성북구 스웨덴 대사관저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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