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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성 쌍방향 교신…K우주시대, 2032년 달 착륙선 쏜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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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1호 03면

누리호 3차 발사 성공

‘도요샛 사형제’ 중 셋째가 우주 미아가 됐다. 누리호를 타고 우주여행을 떠난 형제들 중 ‘말썽꾸러기’ 셋째 다솔이 다른 형제들의 손을 놓친 것이다. 또 다른 큐브위성인 져스택의 ‘JAC’도 아직 우주 미아 신세다. 주탑재위성 1기와의 교신은 성공했지만, 함께 간 큐브위성 7기 중엔 5기의 안부만 확인됐다.

조선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26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차세대 소형위성 2호(NEXTSAT-2)가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교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대전과 해외 지상국을 통해 7차례 추가 교신이 이뤄졌고, 기능이 정상임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7일간 자세를 안정화하고, 3개월간 초기 운영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이후 과기부는 이날 오후 8시 47분 문자공지를 통해 도요샛 4호기 라온의 위성신호 수신에 추가 성공했다고 밝혔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그래픽=남미가 기자 nam.miga@joongang.co.kr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의 메인미션은 NEXTSAT-2를 목표궤도에 잘 사출하는 것이었다. 목표궤도 사출은 물론, 주탑재위성이 양방향 교신까지 성공함에 따라 누리호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에 실어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함께 우주여행을 떠난 부탑재위성은 아직 절반의 성공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제작한 도요샛 4기 중 1호기(가람)는 전날 오후 8시 3분 위성 신호를 수신했고, 2호기(나래)는 이날 오전 6시 40분 위성 신호를 수신한 데 이어 양방향 교신까지 수행했다. 마지막으로 사출된 4호기(라온)도 이날 오후 6시 24분~6시 31분경 위성 신호를 수신하는데 성공했다.

전날 사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3호기(다솔)는 여전히 위성 신호 수신이 되지 않아 천문연은 지속해서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대전 지상국에서 하루 2~3회, 해외 지상국에서 3회 교신한다.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도요샛은 4개의 위성을 이용해 횡대·종대·편대 비행을 하도록 설계됐지만 이론적으로는 최소 2기만으로도 종대·횡대·편대 비행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솔을 찾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형제가 맡았던 임무를 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큐브위성 ‘JAC’도 행방이 묘연하다. JAC은 이번에 탑재된 위성 중 가장 가벼운 4㎏으로, 해상도 4m의 우주용 광학관측 카메라를 통해 영상을 획득할 예정이었다. 조선학 정책관은 “위성 사출 시 작용과 반작용에 따라서 발사체 움직임 정보가 위치 신호(텔레메트리)로 들어오는데 그 정보를 분석 중이다. 시간이 조금 걸린다”며 “신호 수신이 더 빨리 이뤄진다면 (위성 상태를) 조금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루미르의 ‘LUMIR-T1’은 전날 오후 7시 53분,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는 전날 오후 11시 7분 각각 위성신호 수신을 통해 위성의 위치를 확인했다. 조 정책관은 “도요샛은 4기 위성이 동시에 기지국하고 송수신하는 데 약간의 제약이 있다. 시간을 갖고 도요샛의 송신 문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며 “나머지 위성들의 교신 및 임무 수행 등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누리호의 3차 발사가 성공하면서 정부는 본격적인 우주개척을 향해 정조준에 나섰다. 정부는 2027년까지 누리호 발사를 세 차례 더 추진하면서 독자적인 위성 발사 대행 서비스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차세대중형위성(CAS500) 3호, 2026년 초소형위성 2~6호, 2027년 초소형위성 7~11호를 각각 누리호에 실어 우주로 보낼 예정이다. 특히 이번 누리호 3차 발사부터는 항우연뿐 아니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들이 제작과 운용 등에 참여, 세계적 흐름에 맞게 민간 주도의 우주개척에 나선다.

지난해 한국형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호’ 발사 성공을 시작으로 꾸준하게 이어질 한국의 달 탐사 여정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정부는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약 2조134억원을 투입, 누리호보다 성능이 3배 이상 뛰어난 차세대 발사체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는 2030년 달 궤도에 투입할 성능검증위성을 발사하고, 2031년 달 착륙선 예비 모델을 발사한 다음, 이듬해인 2032년 달 착륙선 최종 모델을 발사할 계획이다. 달 착륙선은 달 탐사 로봇을 달 표면까지 실어 나르게 된다. 우리 손으로 달 탐사 로봇을 만들고 이를 착륙선에 실어 직접 달까지 쏘아 보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렇게 2030년까지 우주에서의 무인 수송 능력을 확보한 다음 2045년까지 유인 수송 능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내용의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은 지난해 11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 올해 들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등이 한창 개척을 준비 중인 화성에도 2035년까지 궤도 탐사선을, 2045년까지 착륙선을 각각 보낼 계획이다. 이창진 건국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정부가 차세대 발사체 사업의 흔들림 없는 추진을 위해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 설립이 빠르게 진행되도록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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