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란 장판 치우자 나온 건…韓 30세 여성 졸업작품, 칸 홀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황혜인 감독(오른쪽)은 25일(현지시간) 오후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시상식에서 단편 '홀'로 2등상을 받았다. 사진 칸국제영화제

황혜인 감독(오른쪽)은 25일(현지시간) 오후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시상식에서 단편 '홀'로 2등상을 받았다. 사진 칸국제영화제

칸 국제영화제 학생 영화 부문에서 황혜인(30) 감독의 단편 ‘홀’이 2등 상을 받았다.

황 감독은 25일(현지시간) 오후 프랑스 칸 부뉴엘 극장에서 열린 제76회 칸 국제영화제 ‘라 시네프’(시네파운데이션) 부문 시상식에서 2등 수상자로 호명됐다. 라 시네프는 전 세계 영화학교 학생들의 단편을 선보이는 부문으로, 3등까지 상을 수여한다.

한국 영화가 이 부문에서 상을 받은 건 2021년 윤대원 감독의 ‘매미’가 2등 상을 탄 이후 2년 만이다. 올해는 각국에서 출품된 2000여편 가운데 황 감독의 ‘홀’과 서정미(28) 감독의 ‘이씨 가문의 형제들’ 등 한국 작품 2편이 나란히 초청작 16편에 포함돼 수상을 겨뤘다. 1·3등은 각각 덴마크·모로코 감독의 작품에 돌아갔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 부문에서 2등 상을 받은 황혜인 감독의 단편 '홀'은 불안감에 휩싸인 신입 사회복지사가 점검차 방문한 남매의 집에서 커다란 구멍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다. 사진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제76회 칸국제영화제 '라 시네프' 부문에서 2등 상을 받은 황혜인 감독의 단편 '홀'은 불안감에 휩싸인 신입 사회복지사가 점검차 방문한 남매의 집에서 커다란 구멍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릴러다. 사진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황 감독이 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졸업 작품으로 만든 ‘홀’은 신입 사회복지사가 점검차 방문한 남매의 집에서 커다란 맨홀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24분짜리 스릴러. 버려진 듯 보였던 재개발 구역의 아파트에서 아이들이 튀어나오고, 한국 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 장판을 걷어내는 순간 거대한 맨홀이 나타나는 등 예측 밖의 일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기묘한 공포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황 감독은 앞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긴장과 불안을 가득 안고 있는 신입사원이 어떤 집에 방문하는 장면에서 시작해, 가장 말도 안 되는 일이 계속해서 벌어지도록 비틀어가면서 써내려간 이야기”라며 “거창한 의도가 있었다기보다는 짧은 순간 안에 불안감과 거북함을 주는 공포 스릴러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황혜인 감독의 단편 '홀' 포스터. 사진 황혜인 감독

황혜인 감독의 단편 '홀' 포스터. 사진 황혜인 감독

라 시네프 부문의 아티스틱 디렉터 디미트라 카르야는 ‘홀’에 대해 “매우 잘 연출되고 절제된, 설득력 있는 스릴러”라며 “미국의 호러·공상과학 소설가 H.P. 러브크래프트의 기묘하고 무서운 분위기가 떠오른다”고 평했다.

황 감독에게는 2등 상금 1만1250유로(약 1600만원)도 수여된다. ‘홀’은 라 시네프 수상작 자격으로 내달 파리에서 상영될 예정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