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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다솔 행방 묘연…'도요샛 4형제' 이산가족 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도요샛 사형제’ 중 셋째가 우주 미아가 됐다. 누리호를 타고 우주여행을 떠난 형제들 중 ‘말썽꾸러기’ 셋째 다솔이 다른 형제들의 손을 놓친 것이다. 또 다른 큐브위성인 져스택의 ‘JAC’도 아직 우주 미아 신세다. 주탑재위성 1기와의 교신은 성공했지만, 함께 간 큐브위성 7기 중엔 5기의 안부만 확인됐다.

4기 나노위성으로 구성된 근지구 우주환경 관측위성, 도요샛 상상도.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4기 나노위성으로 구성된 근지구 우주환경 관측위성, 도요샛 상상도. 사진 한국천문연구원

조선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26일 오전 11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차세대 소형위성 2호(NEXTSAT-2)가 목표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해 교신에 성공했다. 큐브위성은 4기의 신호수신·교신에 성공했고 3기의 교신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차세대 소형위성 2호는 대전과 해외 지상국을 통해 7차례 추가 교신이 이뤄졌고, 기능이 정상임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7일간 자세를 안정화하고, 3개월간 초기 운영을 거친다. 이후 2년간 태양 동기 궤도에서 지구를 하루에 15바퀴 돌면서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후 과기부는 이날 오후 8시47분 문자공지를 통해 도요샛 4호기 라온의 위성신호 수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락되지 않던 큐브위성 3기 중 1기에도 연락이 닿은 것이다.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의 메인미션은 NEXTSAT-2를 목표궤도에 잘 사출하는 것이었다. 목표궤도 사출은 물론, 주탑재위성이 양방향 교신까지 성공함에 따라 누리호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을 ‘우리 손’으로 만든 발사체에 실어 쏘아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26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상국에서 연구원들이 차세대소형위성 2호(NEXTSAT-2) 위성을 관제하고 있다. 사진 KAIST

26일 대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지상국에서 연구원들이 차세대소형위성 2호(NEXTSAT-2) 위성을 관제하고 있다. 사진 KAIST

조선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누리호(KSLV-Ⅱ)에 실려 궤도에 오른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의 교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선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이 2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누리호(KSLV-Ⅱ)에 실려 궤도에 오른 차세대소형위성 2호와의 교신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na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nag.co.kr

‘우리 손’으로 만든 위성·발사체 우주로

NEXTSAT-2 제작을 총괄한 한재흥 한국과학기술원(KAIST) 인공위성연구소 소장은 국산 로켓으로 인공위성을 보낸 소감을 묻자 “이코노미클래스를 타고 다녔는데 퍼스트클래스를 탄 기분”이라며 “연구소에서 10번째 만든 위성인데, 우리 땅에서 우리 발사체로 위성을 쏠 수 있어 모든 과정이 이전보다 편했다”고 말했다.

NEXTSAT-2은 이번 누리호 3차 발사시각을 바꾼 주인공이기도 하다. ‘여명·황혼 궤도(통과시간이 오전·오후 6시인 태양 동기 궤도)’를 임무 궤도로 하기 때문에 지난 1·2차 발사 때보다 2시간가량 늦어졌다. 국산 소형 X-대역 영상레이더(SAR)를 활용해 지구를 관측하고, 우주 방사선과 우주 폭풍을 관측하는 임무를 맡는다.

SAR은 빛·구름 등의 영향을 받지 않고 밤에도 지상 관측이 가능한 장비로, 관측 폭이 최대 40㎞, 해상도는 5m다. 지상에 있는 차량을 구분할 수 있는 정도다. SAR 관측 영상으로 북극 해빙 변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한국 산림의 생태, 해양오염 탐지 및 해양기상 측정 등의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국산 SAR 제품이 위성에 탑재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 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우주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사진 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 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KSLV-Ⅱ)가 25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우주로 향하고 있다. 사진 항공우주연구원

큐브위성 7기 중 2기 연락 시도 중

다만 함께 우주여행을 떠난 부탑재위성은 아직 절반의 성공이다. 한국천문연구원이 제작한 도요샛 4기 중 1호기(가람)는 전날 오후 8시 3분 위성 신호를 수신했고, 2호기(나래)는 이날 오전 6시 40분 위성 신호를 수신한 데 이어 양방향 교신까지 수행했다. 마지막으로 사출된 4호기(라온)도 이날 오후 6시24분~6시31분경 위성 신호를 수신하는데 성공했다. 다만 전날 사출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3호기(다솔)는 여전히 위성 신호 수신이 되지 않아 천문연은 지속해서 교신을 시도할 계획이다. 대전 지상국에서 하루 2~3회, 해외 지상국에서 3회 교신한다.

그렇다면 도요샛 4기 중 3기만으로 목표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이재진 천문연 우주과학본부장은 “도요샛은 4개의 위성을 이용해 횡대·종대·편대 비행을 하도록 설계됐다”며 “편대비행 때 위성이 여러 대 있으면 기능을 더 잘 수행할 수 있고, 우주 날씨를 관측하는 데 장점이 있다. 하지만 이론적으로는 최소 2기만으로도 종대·횡대·편대 비행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솔을 찾지 못하더라도, 나머지 형제가 맡았던 임무를 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큐브위성 ‘JAC’도 행방이 묘연하다. JAC은 이번에 탑재된 위성 중 가장 가벼운 4㎏으로, 해상도 4m의 우주용 광학관측 카메라를 통해 영상을 획득할 예정이었다. 조선학 정책관은 “위성 사출 시 작용과 반작용에 따라서 발사체 움직임 정보가 위치 신호(텔레메트리)로 들어오는데 그 정보를 분석 중이다. 시간이 조금 걸린다”며 “신호 수신이 더 빨리 이뤄진다면 (위성 상태를) 조금 더 빨리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루미르의 ‘LUMIR-T1’은 전날 오후 7시 53분, 카이로스페이스의 ‘KSAT3U’는 전날 오후 11시7분 각각 위성신호 수신을 통해 위성의 위치를 확인했다. 10㎏ 무게의 LUMIR-T1는 우주 방사능량을 측정하고, 우주 방사능에 대한 오류 극복 기능을 우주 공간에서 실증하게 된다.

KSAT3U의 무게는 6㎏으로, 한반도 지표면의 편광 데이터를 수집해 기상 현상을 관측한다. 또 위성 고장으로 위성이 계획보다 빨리 궤도에서 이탈하게 될 경우, 대기권에서 위성을 소멸시켜 우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기술을 실증하게 된다.

조선학 정책관은 “도요샛은 4기 위성이 동시에 기지국하고 송수신하는 데 약간의 제약이 있다. 시간을 갖고 도요샛의 송신 문제를 지속해서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며 “나머지 위성들의 교신 및 임무 수행 등이 잘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후 6시 24분 발사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는 18분 58초의 짧고도 긴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당초 24일 오후로 발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발사 2시간여를 앞두고 발사 제어컴퓨터와 설비 제어컴퓨터 간 밸브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SW)에 문제가 발생해 한 차례 연기된 끝에 임무를 마무리했다. 누리호는 ‘우주경제’ 시대를 여는 마중물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국산 민간위성 중 우주로 가려는 ‘손님’이 더 늘어나고, 발사체 산업 생태계가 커질 것으로 기대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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