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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컬렉션' 효과에 울산 구도심 유동인구, 매출 '쑥'

중앙일보

입력

지난 2월 16일부터 석달 가량 울산 중구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에 구도심이 활성화됐단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6일부터 석달 가량 울산 중구 울산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에 구도심이 활성화됐단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

주부 송지혜(40·경북 구미시)씨는 이달 초 7살 아들과 울산 중구 구도심을 찾았다. 울산시립박물관에서 열린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컬렉션 특별전을 보기 위해서였다. 송씨는 서울 ·부산에서 열린 특별전도 챙겨봤다고 한다. 전시품이 지역마다 매번 달라진다고 해 이번엔 울산을 찾은 것이다. 그는 “전시가 만족스러울 뿐 아니라 미술관이 있는 울산 구도심이라는 그 동네가 흥미로웠다”면서 “일본 변두리 어느 동네에 온 듯 자그마한 식당에 카페, 재미있는 표정의 울산큰애기 조형물이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썰렁하던 구도심이 달라졌다 

‘썰렁’하던 울산의 구도심이 ‘이건희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3개월간 시립미술관 관람객만 10만명 넘게 다녀가면서다. 자연히 동네를 오가는 유동 인구가 급증했고, 맛집 같은 상가 매출이 늘었다. 시큰둥하던 지자체 캐릭터 굿즈(기념품)까지 덩달아 날개를 달았다.

이 특수를 누리는 곳은 울산의 옛 시내인 중구 구도심. 이곳에 위치한 울산시립미술관은 지난 2월 16일부터 이달 21일까지 ‘이건희 컬렉션 한국 근현대미술 특별전 : 시대 안목’ 전을 진행했다. 미술품 애호가로 잘 알려진 이 회장은 생전 수집한 2만3000여 작품을 국가에 기증했고, 울산 특별전에선 이중 엄선한 100여점의 작품이 소개됐다. 하루 평균 2000명 안팎의 관람객이 꾸준히 찾았다.

울산 중구 구도심에 있는 울산시립미술관. 사진 울산 중구

울산 중구 구도심에 있는 울산시립미술관. 사진 울산 중구

울산지역문화재 관람객 475% '급증'

26일 울산 중구청에 따르면 전시회 기간인 2월부터 4월까지 울산시립미술관 인근 역사·관광시설 ‘동헌 및 내아’를 찾은 방문객은 한 달 평균 5765명. 지난 1월(1003명)보다 무려 475%나 급증했다. 동헌은 옛 울산읍성 안에 자리한 울산도호부 수령이 공무를 처리했던 곳이다. 내아는 수령의 살림집을 의미한다.

같은 기간 미술관과 150m 떨어진 울산큰애기집 방문객도 평균 1457명으로 1월(731명) 대비 99% 늘었다. 울산큰애기 집은 지자체 캐릭터인 울산큰애기 굿즈 등을 판매하는 곳인데, 이 기간 울산큰애기 우산·접시·인형 같은 굿즈 매출액이 97%나 증가했다. 관광시설인 복합문화공간 ‘상일상회’ 역시 커피나 빵 등을 팔아 2~4월 월평균 매출액을 480만원까지 끌어올렸다. 1월(234만원) 대비해선 104% 늘어난 반짝 특수로 분석된다.

울산 중구 구도심 전경 모습. 사진 울산 중구

울산 중구 구도심 전경 모습. 사진 울산 중구

골목상권 매출도 '↑'

이건희 컬렉션 관람객들은 자연스럽게 구도심 골목 구석구석으로 유입됐다. 맛집 등 골목 상권이 살아났단 분석이 나온다. 중구청 공무원들이 구도심 일대 맛집 등 상가 22곳을 찾아가 2~4월 매출 등을 물어본 결과, 대부분 “이건희 컬렉션 이후 늘었다”며 긍정적인 의견을 전했다. 신용카드 지출(BC, 신한카드 기준) 내역에서도 같은 기간 중구지역 전체 상가가 1월 대비 평균 30.2% 더 번 것으로 나타나, 중구 구도심 골목상권이 활성화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중구청 측은 설명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구도심의 활성화가 ‘이건희 컬렉션의 특수’라고 신뢰하는 배경에는 중구에 사는 구민 이외 외지인의 발길이 많아졌기 때문”이라며 “2월과 3월 중구 거주 주민 이외 SKT 통신사 사용자의 구도심 방문 수치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6.4% 늘었다”고 말했다.

구도심 활성화 분위기는 전시가 끝난 현재도 잘 유지되고 있다. 이에 중구청은 이달 말부터 구도심 중앙전통시장에 야(夜)시장을 개장해 운영할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울산 큰줄다리기 행사인 ‘태화강마두희 축제’를 열어 특수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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