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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초토화 '수퍼 태풍' 위험한 우회전...북상해 한국도 때리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관측한 태풍 마와르의 모습. RAMMB/CIRA/CSU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관측한 태풍 마와르의 모습. RAMMB/CIRA/CSU

 괌을 초토화한 슈퍼 태풍 마와르가 서쪽으로 이동 중인 가운데, 30일을 전후로 방향을 틀어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상청도 태풍의 한반도 영향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제2호 태풍 마와르(MAWAR)는 오후 3시 현재 괌 서북서쪽 약 780㎞ 부근 해상에서 시속 25㎞의 속도로 서진하고 있다. 마와르는 말레이시아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장미를 뜻한다.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관측한 태풍 마와르. 태풍의 눈이 뚜렷하게 보인다. RAMMB/CIRA/CSU

일본 히마와리 위성이 관측한 태풍 마와르. 태풍의 눈이 뚜렷하게 보인다. RAMMB/CIRA/CSU

마와르는 중심기압 905hPa(헥토파스칼), 최대풍속 초속 58m에 이르는 초강력(super strong) 강도의 태풍이다. 위성 사진에서도 태풍의 눈이 뚜렷하게 보일 정도로 강력한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괌을 거쳐 고수온 해역을 통과하면서 태풍 등급 중에서도 가장 강한 강도의 슈퍼 태풍으로 성장했다. 초강력 태풍은 건물을 붕괴시킬 정도의 위력을 갖고 있다.

태풍 마와르가 강타해 괌 지역이 정전 등의 피해를 입었다. AP=연합뉴스

태풍 마와르가 강타해 괌 지역이 정전 등의 피해를 입었다. AP=연합뉴스

태풍이 강타한 태평양의 미국령 괌은 시속 240㎞의 돌풍에 나무들이 쓰러지면서 전선이 끊어져 광범위한 지역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항공편이 결항하면서 발이 묶인 한국인 관광객들도 단전과 단수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나 중상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30일 태풍 방향 바꿔 북상…속도 느리고 약해져

태풍 마와르의 예상 진로. 기상청

태풍 마와르의 예상 진로. 기상청

태풍은 서쪽으로 이동하다가 필리핀 해상에서 점차 북쪽으로 방향을 튼 뒤에 30일 오전부터는 한반도를 향해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속도가 시속 6㎞ 정도로 현저하게 느려지고, 강도도 초강력에서 강 수준으로 두 단계 내려갈 전망이다.

30일 이후 태풍의 경로과 국내 영향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수치모델들도 태풍이 일본 열도를 향해 북동진할 가능성을 일부 예측했지만 현재로써는 확률이 높지 않다. 기상청은 “태풍 마와르가 필리핀 북동쪽 해상에서 정체한 이후 일본열도 남쪽 태평양 해상으로 북동진할 가능성이 있으나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수치모델별 마와르 예상 이동 경로. 왼쪽부터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 영국 기상청 예보모델(UM), 유럽중기예보센터모델(ECMWF). 기상청

수치모델별 마와르 예상 이동 경로. 왼쪽부터 한국형수치예보모델(KIM), 영국 기상청 예보모델(UM), 유럽중기예보센터모델(ECMWF). 기상청

이경호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사무관은 “태풍이 대만과 필리핀 부근 해상까지 진출했을 때 주변 기압계들이 균형이 잡혀 있어서 뚜렷하게 태풍을 이동시키는 요인이 없다”며 “태풍이 거기서 정체할 가능성도 있고 방향을 바꾼다고 해도 빨리 진행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5월에 태풍 1개 발생…국내 영향 거의 없어

기상청에 따르면, 5월에는 평균 1개의 태풍이 발생하는 데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1951년 이후 총 3개의 태풍이 영향을 미쳤는데, 가장 최근에 영향을 준 5월 태풍은 2003년에 발생한 린파(LINFA)다. 당시 린파가 일본에 상륙하면서 제주도가 간접적인 영향을 받았다.

이 사무관은 “여름철이 되면 해수면 온도가 따뜻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해양에 견고하게 자리 잡게 되고 태풍이 그 힘에 의해 한반도로 올라온다”면서도 “현재는 저위도의 해수면 온도는 평년보다 따뜻하지만 한반도 남쪽의 해수면 온도는 여전히 차갑다 보니 뚜렷한 태풍의 진로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휴인 28~29일에는 남서쪽에서 북상한 고온다습한 공기와 북쪽의 건조한 공기 충돌하면서 전국에 다소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비는 28일 오전에 중부지방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일부 지역에서는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동반된 국지적인 강한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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