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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日서 학점 따고 인턴십도…한일판 에라스무스 본격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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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르면 내년 3월부터 한국 청년이 일본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으며 학점을 이수하고, 일본 기업에서 인턴십도 하게 될 전망이다. 물론 일본 청년도 마찬가지다. 이를 현실화 하기 위한 이른바 ‘한·일판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이 본격 추진된다.

에라스무스 프로그램이란 상호 학점인정과 공동 커리큘럼 개발을 통해 유럽연합(EU) 회원국내 대학생 150만명이 역내 타국가에서 수업을 들으며 학점을 얻을 수 있는 학생교류 프로그램이다. 1987년 유럽에서는 시작된 이례 매년 30만명의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한·일 양국이 이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25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12년만의 한·일 셔틀외교 재개를 계기로 양국의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형성을 위한 대학생 교류 프로그램 운영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실과 국무총리실, 교육부가 중심이 돼 준비하고 있다”며 “비공식 라인을 통해 일본 정부에도 알렸으며, 주한 일본 대사관에도 뜻을 전달했다. 공식 협의에 들어가면 어렵지 않게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G7 정상회의 참관국 자격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21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

중앙일보가 입수한 ‘한·일 에라스무스 프로그램 제안서’에 따르면 양국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해 학생 교류 프로그램과 산업 탐색 프로그램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

학생 교류는 양국 대학 간 학부생 학기 교류가 핵심이다. 교류 가능한 전공 및 강의 목록을 공유해 오프라인에서 이를 이수해 학점 인정을 받는 방식이다. 교환 학생은 별도 장학금도 지급된다. 방학기간 한·일 문화 이해 제고를 위한 단기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할 예정이다. 이를 시작으로 양국 대학이 공동 교육 과정을 개발하고, 공동·복수학위 과정도 운영해 고도화된 고등교육 교류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게 정부의 구상이다.

이와 함께 한·일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 함양을 위한 기업 탐색 프로그램도 개발하고, 양국 경영 사례 공동학습 프로그램 및 인턴십도 운영할 예정이다. 여권 관계자는 “한·일 주요 기업을 분석해 양국 사정과 산업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학생의 취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란히 걷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5월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란히 걷고 있다. 연합뉴스

실제 이를 진행할 ‘사업 발족 추진 단계안’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한·일 정부와 경제단체, 대학 협의체 등이 가칭 ‘한·일 에라스무스’ 설립에 합의, 늦어도 6~7월에는 발족을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업 운영 재원 논의가 필수적인데, 양국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을 통해 조성되는 미래청년기금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어 7월에 사업 관리기구를 설립하고, 9월에 참여 희망대학을 모집한 뒤 2024년 3~4월 학생교류를 시작하는 일정이다.

학생 기준으로 보면 교류 희망대학 탐색 → 교류 희망대학에 개별 신청 → 교환학생 입학 허가서 발행 → 장학금 신청 → 출국 및 교환학기 수학 순이다. 윤 대통령 측 인사는 기대 효과에 대해 “대학-기업간 연계를 통한 교류로 한·일 대학의 국제화 역량이 강화되고 양국 학생도 국제적 역량을 갖춘 미래 인재로 커가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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