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 오르고 대출 다시 늘지만…금감원 “관리 가능한 수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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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금리 인상에 주춤했던 가계대출이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5일 금융감독원은 ‘가계대출 동향 및 건전성 점검 회의’를 가졌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과 제2금융권협회, 민간 전문가가 참석했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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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금감원이 집계한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2000억원 늘었다. 증가 폭은 미미하지만, 지난해 9월부터 7개월 연속 이어온 가계대출 감소세가 증가세로 다시 전환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왔다. 가계대출액뿐 아니라 연체율도 상승세다. 올해 3월 말 기준 업권별 연체율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모두 올랐다. 이 기간 은행의 연체율 상승 폭(0.08%포인트)은 작지만, 저축은행(1.66%포인트)·상호금융(0.90%포인트)·캐피탈(0.54%포인트)·카드(0.33%포인트)는 상승세가 가팔랐다.

금감원은 최근 가계대출액과 연체율 증가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가계대출액이 늘어난 것은 특례보금자리론 출시로 인한 착시이지, 전체 가계대출은 감소세에 있다고 판단해서다. 금감원은 지난달 정책 모기지를 제외한 은행권 대출(집단·전세·신용)과 제2금융권 가계대출은 모두 줄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가계대출액 누적 감소 규모는 26조1000억원으로 큰 폭으로 줄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 금감원은 향후 가계대출 증가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말(신규 대출 취급액 기준) 전체 은행 가중평균 대출금리(5.17%)는 여전히 높다.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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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연체율 절대 수치가 여전히 낮은 것은 맞지만, 연체율 상승 폭이 크다는 점이 우려스럽다”면서 “연체율 상승 폭이 증가한 것은 취약차주가 늘어난다는 신호일 수 있기 때문에 감독 당국이 좀 더 면밀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25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 제9차 실무작업반 회의’를 열고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의 대환을 유도하기 위해 대출 대환 시 내는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완화 방안을 금융회사와 협의하기로 했다. 또 변동금리의 위험성을 반영해 대출 한도를 산정한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심사할 때에는 대출 취급 시점의 이자율에 더해 1~2%의 가산금리를 부과해 DSR을 계산한다.

상당 기간 저금리가 이어지며 소비자가 금리 상승 때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당장 금리가 낮은 변동형 대출을 선호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한국의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3.2%로 미국(96.3%), 프랑스(97.4%), 독일(90.3%) 등과 큰 격차를 보인다. 과도한 변동금리 대출은 금리 상승기 소비 위축과 부실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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